한국 사이클의 미래…요로결석 고통 속 대기록
2022년 10월 14일(금) 00:00
체전 스타 - ‘전남 고교 선수 첫 5관왕’ 전남체고 사이클 김채연
수영 4관왕 황선우 기록 뛰어넘어
투척종목 성적 못내 운동 포기 생각
중2 때 사이클 전향 후 재능 발휘
1년만에 한국기록 깨 비약적 성장
올 주니어 아시아·세계무대 석권
“올림픽 출전해 금메달 따고 싶다”

전국체전 사이클 5관왕 김채연.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출전해 금메달을 따고 싶습니다”

한국 사이클의 기대주 김채연(18·전남체고 3년)이 전국체전 5관왕에 올랐다.

13일 전남도체육회에 따르면 김채연이 전남 소속 고교선수로는 처음으로 5관왕에 올랐다.

전남 성인부에서 5관왕(광양시청 볼링 최복음)이 배출된 적은 있으나 고교 선수로는 처음이다. 이번 체전에서 수영스타 황선우도 5관왕에 오르지는 못했다.

김채연은 지난 11일 강원 양양 일대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사이클 여자 고등부 도로 개인독주 15㎞ 결승에서 22분20초7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전날까지 스프린트, 500m 독주, 단체스프린트, 4㎞ 단체추발까지 금메달 4개를 땄던 김채연은 다섯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채연은 내친김에 개인도로 결승, 개인도로단체 결승에 출전할 계획이었다. 대회 7관왕이다.

하지만, 도전을 멈췄다. 김채연은 요로결석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전국체전 때문에 본격 치료를 받지 못했다. 고통속에서 5개 금메달이 나왔다.

결국, 나머지 두 종목 출전을 앞두고 극심한 고통이 찾아왔다.

김수연 전남체고 코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출전하겠다’는 김채연의 고집을 꺾었다. 나머지 경기를 포기하고 병원 치료를 받기로 했다.

김채연은 올해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올여름 아시아와 세계 무대 모두에서 정상에 섰다.

6월 주니어 아시아선수권대회 여자 500m 독주에서 우승한 지 두 달여 만에 국제 대회 금메달을 또 하나 추가했다.

지난 8월 열린 2022 국제사이클연맹(UCI) 주니어 트랙 사이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500m 독주 결승전에서 클라라 슈나이더(독일), 쥘리 니콜라에스(벨기에)를 누르고 챔피언에 올랐다.

내년 새 주니어선수권 대회가 열릴 때까지 UCL 주관 대회의 500m 독주 종목에 출전할 때마다 UCL의 ‘월드챔피언 저지’를 입고 나서는 영광도 누린다.

김채연은 나주중앙초, 전남체중을 거쳐 전남체고에서 운동하는 전남 토박이다.

초등학교 때 재능을 눈여겨본 체육중학교 교사의 권유로 체육중학교에 진학했다.

투척 종목(창던지기)을 선택했으나 성적을 내지 못했다. 고전하던 김채연은 2학년 때 사이클로 전향했다. 초등학교 때 자전거를 곧 잘 타던 모습을 기억한 교사의 조언 때문이었다.

김채연은 “당시 너무나 실망해 운동을 포기하려고 마음먹었다”고 회상했다.

김채연은 불과 1년만에 한국기록을 깨는 등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사이클로 전향한 해 전국 소년체전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다. 중학교 3년때는 도로독주 1㎞ 중학교 한국기록(1분17초)을 16초대로 앞당겼다. 무려 18년만의 신기록이었다.

김채연의 주종목은 스프린트, 500m 독주. 현 국가대표 선수들과 겨뤄도 손색없는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주 출신 사이클 스타 나아름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한국 사이클계는 “모처럼 물건이 나왔다”고 반기고 있다.

김수연 전남체고 코치는 “근성, 지구력 등 사이클 선수로서 모든 것을 갖춘 선수다. 훈련이 힘들어 눈물을 흘리면서도 끝까지 버티는 근성은 따라올 선수가 없다”며 “지금까지 보다 앞으로 더 기대되는 선수”라고 말했다.

/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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