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오디세이 美路-여수 로컬브랜드] 진화하는 여수의 맛, 여행객들이 사랑하는 맛
2022년 09월 19일(월) 18:10
진화하는 여수의 맛, 여행객들이 사랑하는 맛
건강하고 향기로운 방풍잎의 변신…방풍웰갱·초콜릿 등 인기

◇여수특산품명품화사업단의 방풍웰갱·초콜릿

여수의 아름다운 섬 금오도에는 방풍이 많이 자란다. 풍을 예방한다 해서 이름 붙여진 방풍(防風, 갯기름나물)은 잎은 나물이나 쌈채소, 뿌리는 한약재로 쓰인다. 여수에서는 대부분 나물용으로 잎을 수확하는데 기능성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금오도 특산물인 방풍은 다도해의 청정해풍을 맞고 자라 깨끗하고 건강하다. 금오도 두포, 연도, 우학, 심포지역 500농가에서 재배하는 면적만 100여㏊로 전국 생산량의 80%를 차지할 정도며, 전국 유일의 대규모 방풍 재배지역이다.

타 지역 방풍에 비해 생리활성 물질인 폴리페놀화합물과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는 금오도 방풍은 효능도 다양하다. 한방에서 두통, 감기, 거담, 진통, 발한 등에 매우 좋다고 하여 오래 전부터 사용돼 왔다. 특히 풍과 두통, 편두통, 어지럼증 등에 탁월한데, 방풍에 만니톨, 다당류, 유기산, 고미배당체, 정유 등이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여수특산품명품화사업단은 금오도 방풍을 이용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이후 물밀 듯이 밀려드는 관광객들이 기념으로 가져갈 만한 것이 뭘까 고민을 하던 사업단은 건강식물인 방풍에 주목했다. 전국 최대 생산량이지만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던 방풍나물에서 성장가능성을 봤다. 마침 여수시에서도 갓김치와 해풍쑥에 이어 방풍나물을 특산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던 시기였다.

여수특산품사업단은 제주도 등 국내 주요 관광지를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기 시작했고 여러 연구 끝에 분말로 가공한 방풍을 활용해 양갱, 방풍김, 방풍초콜릿 등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생방풍은 쌉싸래한 맛이지만 잘 건조시켜 분말을 내면 다양한 식재료로 활용이 가능하다.

여수특산품명품화사업단이 출시한 방풍초콜릿과 방풍웰갱
지난 2015년 방풍을 이용해 처음 출시한 제품이 ‘방풍웰갱’이다. 건강기능성 식물인 방풍과 촉촉하고 부드러운 맛의 고급양갱을 접목시켜 전 연령층의 입맛에 맞는 방풍양갱을 만들었다. 무방부제와 무색소, 무합성착향료와 엄선된 원재료 사용을 고집해 만든 건강간식이다.

이어 여행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념품 가운데 하나인 초콜릿 개발에 나서 방풍초콜릿을 선보였다. 방풍의 초록 빛깔과 초콜릿의 달콤함이 만난 방풍초콜릿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기가 좋다. 해상케이블카, 무술목, 이순신대교, 비렁길 등 여수의 주요 관광지로 디자인한 포장지까지 더해져 특별한 기념품이 되고 있다.

방풍차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여수산 방풍잎만을 넣고 덖어 내 방풍 특유의 쌉싸레한 향과 구수한 차의 향을 함께 즐길수 있다. 첫 맛은 고소하고 향긋하며 끝맛은 쌉싸름한 것이 녹차와 비슷하다. 전남을 대표하는 특산품인 김과 접목해 출시한 ‘방풍김’ ‘방풍곱창김’은 방풍의 글루탐산 성분이 감칠맛을 더해주고 뒷맛이 깔끔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알싸한 맛과 영양 만점 돌산갓, 표준화된 손맛으로 명성 이어

여수 대표 특산품인 돌산갓김치.
◇여수 농협 돌산갓김치

“돌산갓김치는 부드러우면서도 아삭거리는 식감이 좋습니다. 막 담은 생김치도 맛이 있지만 곰삭은 돌산갓김치를 갓 지은 따끈한 밥에 올려 먹는 맛은 최고에요. 여수 시민들의 식탁에 항상 돌산갓김치가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이유입니다.”

여수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게 돌산갓이다. 독특한 향과 톡 쏘는 매운맛 덕에 그 자체가 브랜드가 된 ‘돌산갓김치’는 여수가 꼽는 첫 번째 특산품이기도 하다.

돌산갓김치가 전국에서 인기를 얻게 된 건 최적의 재배환경이 크게 작용한다. 돌산읍의 여름철 평균온도는 타 지역과 별 차이가 없지만 겨울철은 타지역 월평균 기온보다 크게 높다. 재래갓에 비해 내한성이 약한 돌산갓은 영하 3도 이하로 떨어지면 동해가 발생하는데 겨울이 따뜻한 돌산에서는 재배가 가능하다.

지역 일등 특산품답게 돌산갓김치를 만들어 판매하는 업체는 많다. 다양한 방식으로 김치를 담그기 때문에 맛도 다르다. 여러 돌산갓김치 가운데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건 여수농협에서 만드는 김치다. 여수농협에는 돌산갓김치 공장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1992년 준공 이후 꾸준히 농민들이 생산한 돌산갓을 납품받아 김치를 담가 유통한다.

여수농협에서 생산하는 돌산갓김치를 홍보하고 있는 박헌영 조합장.
“돌산갓은 배추보다 가격이 두배 이상 비쌀 때도 있고 그보다 떨어질 때도 있어요. 여수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넓기도 하지요. 계절에 따라 많이 날 때도 있고 요즘같은 여름철에 갓이 없습니다. 많이 생산된다고 해도 저장이 안되는 농산물이다 보니 바로바로 소비를 시켜줘야 합니다. 여수농협 갓김치공장은 농민들이 재배한 갓을 소비시킨다는 생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여수농협 박헌영 조합장이 얘기한 것처럼 갓은 냉동저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보관을 하기 위해서는 절임을 해야 한다. 갓김치공장은 농민들이 가져온 갓은 바로바로 갓김치를 만들어 판매한다. 해썹(HACCP) 시설을 갖추고 있어 위생적으로도 안전하다. 여수농협 돌산갓김치공장에서는 지난 한 해만 636t의 돌산갓김치를 만들어 판매했다. 농협하나로마트나 홈쇼핑, 우체국 쇼핑을 통해 판매가 이뤄진다.

돌산갓김치를 구매하고 싶어 여수시 문수동에 새로 들어선 하나로마트를 찾았다. 식품코너에는 소비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돌산갓김치 코너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갓의 특성상 톡 쏘는 매운맛이 있지만 재래갓에 비해 매운맛이 적고 섬유질이 거의 없이 부드럽기 때문에 돌산갓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배추김치를 담그는 방식대로 고춧가루와 파, 마늘, 생강, 생새우, 젓갈 등을 넣어 담근 돌산갓김치는 떨어진 입맛도 돌아오게 하는 매력적인 맛이다.

맛뿐만 아니라 효능도 뛰어나다. 돌산갓은 배추와 무에 비해 단백질이 많아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좋으며, 칼슘과 철, 비타민 A·B·C 함유량이 높아 면역기능을 높여준다. 돌산갓의 매운맛을 내는 시니그린의 일부 성분이 갓김치내 젖산균에 항균 작용을 갖게 하면서 김치 발효를 지연시키고 부패를 방지해 저장성을 높여준다.



초대형 오션뷰 즐기며 몽돌라떼·휘바비엔나 한 잔 ‘힐링’

핀란드 자작나무 숲을 모티브로 꾸민 카페 모이핀 1층.
◇핀란드 자작나무숲 감성의 힐링스팟 ‘카페 모이핀’

‘바닷가의 카페일 뿐인데 이렇게 규모가 클 일이야?’ 여수시 돌산읍 무술목길에 위치한 ‘카페 모이핀’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이다. 1층부터 4층까지 이뤄진 카페는 700여 평으로 웬만한 중소기업 못지 않은 규모를 자랑한다. 일년 방문객 수가 60만~70만명에 달하고 직원 수 만 30여 명, 주차 가능 대수가 200대라고 하니 일반적인 카페와는 비교 불가다.

모이핀의 인기 비결은 건축물과 배경의 조화, 층마다 테마를 달리해 스토리를 담아냈다는 점이다. 주차장과 연결된 3층에 메인 카운터가 있고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해 1층으로 내려갈 수 있다. 각 층마다 실외로 이어지는 테라스나 정원이 있다. 3층과 4층은 넓은 창으로 한눈에 보이는 바다뷰가 있어 가장 인기가 많은 층이다.

모이핀이 숨겨놓은 비밀공간은 1층에 있다. 이곳의 테마는 ‘힐링’. 자작나무의 나라 핀란드를 모티브로 1층을 자작나무 숲으로 꾸몄다. 카페 이름 역시 ‘안녕 핀란드’라는 뜻의 ‘모이핀(MOI FIN)’이라 지었다. 벽면에는 눈 내리는 자작나무 숲 영상이 흘러나와 묘한 기분이 들게 한다.

카페 모이핀의 시그니처 메뉴인 몽돌라떼, 휘바비엔나, 블루베리 요거트 스무디, 몽돌케이크와 당근케이크.
모이핀이 추천하는 메뉴는 몽돌 라떼와 휘바비엔나, 블루베리 요거트 스무디, 그리고 몽돌케이크와 당근케이크다. 몽돌라떼는 천연 마다가스카 바닐라빈과 고소한 흑임자가 만난 크림라떼다. 돌산의 몽돌이 유명하다는 점에서 착안해 음료와 케이크에 몽돌 이름을 붙였다. 휘바비엔나는 달콤한 크림이 올라간 콜드브루 아인슈페너다.

/글=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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