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에 삽니다. 같이 사실래요?-한춘옥 전남도의원·2023순천만정원박람회 지원특별위원회 위원장
2022년 09월 12일(월) 22:00
우리가 겪은 코로나를 돌이켜 본다. 함께라는 단어가 생소하게 느껴지고 단절, 격리라는 단어가 익숙해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 앞으로 겪게 될 또 다른 감염병을 떠올려 본다. 거대한 봉쇄와 무수한 단절이 우리 앞에 다시 놓여질 것을 예상하며 사랑하는 이들과의 대면조차 어려워지는 시기를 또 맞닥뜨릴지도 모른다.

많은 변화의 시간을 건너 오늘에 당도해 마주한 사실은, 갇힌 공간의 답답함과 위험함을 벗어나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가 자연이고 집처럼 편안함을 줄 수 있다면 하는 기대이다.

이제 도시 전체가 내 집이 되거나, 마을 전체가 내 집이 되도록 가꿀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바로 순천이 가꾸려는 정원이다.

내년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7개월 동안 순천만 습지와 순천만 국가정원, 도심 일대에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치러진다. 전남도의회는 지난 7월 행사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지원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박람회 성공을 기원하는 아홉 명의 동료 의원들과 7개월 동안 체계적이고 전방위적인 행정적 지원은 물론 박람회 이후 사후 활용이나 정원 관련 후방 산업 육성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 마련에 힘쓸 것이다.

과거 많은 지자체가 지역 발전을 위해 선택한 개발 대신, 우리 순천은 자연과 생태와의 공존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훼손돼 순천만을 떠났던 흑두루미가 돌아오고 생태계가 복원됐으며, 2006년 국내 연안 습지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등록됐다.

거대한 자연의 순환이 몸으로 전달되는 곳, 순천만은 산과 들이 계절마다 모습을 바꾼다고 하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의 움직임까지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경이로운 자연을 품고 있는 곳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순천만을 가꾸고 지켜 내려는 것은 순천만을 터전으로 살아왔던 사람들의 기억을 보존하는 일이고, 앞으로 살아갈 후손들의 삶의 터전을 지켜내는 일이기도 한다.

이토록 귀중한 자원과 생태계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세계에 알리고자 ‘지구의 정원, 순천만’을 주제로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했다. 순천시민의 무한 노력으로 대내외에 ‘정원의 도시’ 순천을 각인시켰고 성공적인 박람회를 만들었다.

6개월의 박람회 기간 동안 440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고 1조 3887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무엇보다 정원 도시 순천은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쉼을 제공해 주는 소중한 곳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박람회를 계기로 2015년에는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정원’ 개념과 정원산업 개발 촉진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고 같은 해 순천만정원이 ‘대한민국 제1호 국가 정원’으로 지정되는 자랑스러운 결과도 이뤘다.

박람회 개최 이후 10년, 2013년에 만들었던 지구의 정원을 시민 모두의 삶에 담고자, 더 나아가 국민 모두의 마음에 담고자 ‘정원에 삽니다’를 주제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준비하고 있다.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며 조성한 국가 정원은 원림(園林)이었다. 순천과 순천만 사이에 조성해 순천만 습지를 보전하고 도시민에게는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원림(園林)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도시민의 곁에 정원을 만들고자 한다.

대한민국 대표 생태관광지인 순천만과 국가정원을 도심과 연결하여 시민들의 곁으로 찾아가 시민의 품에 정원을 선물하는 것이다. 현재의 순천을 만든 시민들의 노력에 대한 보답이며 순천을 찾는 손님들에게 감동과 재미, 치유와 힐링을 제공할 것이다.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수천 년을 이어온 자연, 생태의 문제를 다시 생각하며 미래 100년의 비전을 만들어 내고자 한다. 남은 기간 잘 준비해 지속되는 코로나 상황과 어려운 경제로 지친 국민 여러분께 좋은 선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