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축구다” 광주FC, 이건희 극장골로 2-1 역전승
2022년 09월 03일(토) 21:28
‘골대 불운’속 후반 45분 아론 동점골 49분 역전골 작렬
이정효 감독 “내 인생에 가장 극적인 골, 오늘은 만족”

광주FC 이건희가 3일 김포FC와의 홈경기에서 역전골을 넣은 뒤 주먹을 쥐고 기뻐하고 있다. <광주FC 제공>

골대 불운에 울었던 광주FC가 이건희의 극장골로 영화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광주는 3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김포FC와의 K리그2 2022 37라운드 홈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광주가 마지막 5분 환상적인 승리를 만들어냈다. 0-1로 뒤진 후반 45분 아론이 헤더로 김포 골문을 열었고, 경기 종료를 앞둔 후반 49분 이건희가 다시 한번 머리로 골망을 흔들면서 승리로 경기를 끝냈다.

극적인 극장골을 만든 이건희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소감을 밝혔고, 늘 승리에도 아쉬웠던 부분을 언급하면서 선수들을 강하게 조련했던 이정효 감독은 “오늘만큼은 만족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승리를 기뻐했다.

후반 44분까지는 김포가 주도한 경기였다.

전반 23분 김포 이태민이 좌측에서 반대 쪽으로 공을 띄웠고 손석용이 왼발 슈팅으로 광주 골대 왼쪽을 갈랐다. 선제골을 가져간 김포는 육탄전을 벌이면서 광주의 공세를 막았다.

광주에 운도 따르지 않았다.

전반 15분 정호연의 슈팅이 골대 맞고 나오면서 땅을 쳤고, 후반에는 이순민이 슈팅이 김포 문전에 있던 안영규를 맞고 벗어나기도 했다. 후반 43분에는 이민기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 이상욱을 지나 다시 골대를 맞고 방향을 바꿨다.

14개의 슈팅을 날렸고, 이 중 8개 유효 슈팅으로 기록됐지만 행운의 여신도 김포 편인 것 같았다.

하지만 후반 45분 몇 차례 공격 상황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아론 분위기를 바꿨다.

코너킥 상황에서 이으뜸이 공을 띄었고 문전에 있던 아론이 헤더로 마침내 굳게 잠겨 있던 김포의 골대를 열었다.

그리고 주어진 추가 시간 5분. 광주는 동점에 이어 역전을 위해 마지막 힘을 쥐어짰다.

헤이스의 시저골이 아쉽게 골키퍼에 막혔지만 후반 49분 이건희가 관중석을 들끓게 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박한빈이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에 있던 이건희가 몸을 날려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극적인 역전승을 완성하는 극장골이었다.

승리의 주역이 된 이건희는 “한빈이 형의 크로스가 날아오는데 수비수에 시야가 가려져 있었다. 공이 갑자기 나타나서 맞추려고 했다. 공이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골이 됐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역전골의 순간을 이야기했다.

이정효 감독은 “상대에게 안일하게 실점하고 끌려간 면이 있었는데 전반 끝나고 충분히 역전할 수 있다고 한 골부터 따라가자고 말했다. 연습했던 대로 극단적으로 공격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는 말도 아까울 정도의 경기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역전하기 위해서 있는 힘 없는 힘을 짜서 정말 열심히 해준 것 같아서 오늘만큼은 만족한다는 말을 쓰고 싶다. 찾아오신 광주팬들에게 큰 감동을 준 것 같아서 선수들이 대견하다”고 승리 소감을 말했다.

이정효 감독은 또 “코치로도 프로 생활 많이 했는데 오늘 골이 내 기억 속에 많이 남을 것 같다. 건희가 개막전 때 이후 김포전 두 번째 골인데 내심 기대를 했다(웃음)”며 “오늘 경기가 무승부로 끝났더라도 (우승을 하는데) 큰 타격이 됐을 것 같다. 부천전 패배 때 길을 가다가 넘어진 것처럼 다시 훌훌 털고 일어나자고 했는데 선수들이 정말 훌훌 털어버린 것 같다. 우승으로 가는데 있어서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환상적인 승리로 승점 3점을 보탠 광주는 2위 FC안양을 13점 차로 밀어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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