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에는 우리 농축산물로 마음을 전하자-박서홍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장
2022년 08월 29일(월) 04:00
예년보다 이르게 찾아온 추석이 벌써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추석은 그동안 농사를 잘 짓게 해준 것에 감사하는 농공감사일(農功感事日)이며 농사의 결실을 보는 절일(節日)이다. 아울러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시기로서 수확의 기쁨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풍요를 기리는 세시풍속이 행해지는 명절이기도 하다. 나눔의 상징인 추석 명절 선물은 50~60년대 밀가루·설탕부터 오늘날 상품권·의료기기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많은 변화를 거쳐왔다.

하지만 시대와 가치가 변해도 추석 명절 대표 상품은 우리 농축산물이어야 한다. 추석은 코로나 시대 이전만 하더라도 ‘민족 대명절’이라는 수식어답게 농촌에는 다시 활기를 불어넣고, 도시와 농촌의 물자가 교류하는 도농 상생의 상징이었다. 코로나 시대에도 우리 농축산물을 주고받는 세시풍속은 여전히 도시와 농촌을 이어주는 교량 역할을 하고 있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설·추석 명절에 한해 농축산물 선물 상한액을 20만 원으로 상향한 것도 바로 이런 맥락이라 볼 수 있겠다.

올해처럼 이른 추석의 경우 특정 품목이 주 출하 시기와 맞지 않거나 가뭄·폭우 등 이상 기후로 생산량이 감소하여 가격이 상승하는 사례가 있다. 이런 현상은 농산물 생산자인 농업인의 입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출하 시기를 매년 추석 시기에 맞춰 제값에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것이 농업인의 소임이다. 그러나 노지에서 재배되는 품목의 경우 기후나 환경적인 여건들로 인해 매년 원하는 시기에 맞춰 출하량을 조절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매년 농업인은 추석 대목 가격 상승으로 수요가 위축될까 걱정이면서도, 추석 이후 수요량 감소로 농가 소득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주 출하 시기에 가격 하락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상황이다. 실제 추석 명절 이후 1~2주 동안은 농산물 수요가 급락하기 때문에 대형 마트나 도매시장에도 판매 가격을 내리거나 산지 출하를 자제시키기도 한다.

일부 언론에서 벌써부터 금값에 빗대어 추석 명절 농산물 가격 상승이 소비자의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보도를 하고 있는데 이 역시 우려되는 대목이다. 농산물 가격은 공산품처럼 생산비 상승이 작용하거나 생산자의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임의로 가격을 올리는 것이 아니다. 수요 대비 공급이 감소한 우리 농축산물이 비싼 값을 받는 상황에 올해 질 좋은 우리 농축산물이 더 귀해졌다는 표현이 적합하지 않을까? 귀한 농산물이 소비 시장에서 푸대접을 받아야만 소비자들이 행복해진다면 이 역시 기이한 구조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추석 대목의 한철 가격 상승이 온전히 소비자의 몫으로 전가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농협은 지난 61년 동안 농축산물의 공급 과잉을 농업인의 몫으로 미루지 않고, 또한 수요 과잉을 온전히 소비자의 몫으로 미루지 않기 위해 존재해 왔다. 농협은 소비자의 높은 물가에 대한 피로감을 덜어드리기 위해 올해 ‘살맛 나는 국민 밥상’ 이라는 범농협 캠페인을 전개하며 소비자들에게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전개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추석 농축산물 특판 종합 전략회의를 개최하여 ‘살맛 나는 추석 만들기’ 프로모션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9월 1일부터는 국회에서 ‘추석맞이 농축산물 대장터’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전남 농협은 전국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8월 11일 농협 대전유통센터에서 전남 농산물 특판 행사를 개최하였으며, 햅쌀·배·멜론 등 대표 추석 상품과 백향과, 애플망고 등 국산 이색 과일에 대한 라이브커머스도 월 2회 이상 진행하고 있다. 29일부터는 하나로마트 남악점에서 전남을 대표하는 품목을 엄선하여 추석맞이 직거래장터를 개최한다.

요즘은 고향이 대도시인 인구가 증가하다 보니 명절 연휴에 고향을 찾는 대신 ‘마음의 고향’을 찾는다고 한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고향사랑 기부제’가 바로 그런 마음의 고향을 찾아주는 정책이라 하겠다. 추석 명절이 귀한 분들과 귀한 우리 농산물을 나누며, 도시와 농촌의 지속적인 교류와 상생하는 절일(節日)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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