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만드는 세상, 정책에 대한 관심부터-장욱종 신부·함평군 청소년문화의집 관장
2022년 08월 23일(화) 00:45
해마다 지역에서는 청소년들의 정책 참여 활성화를 위해 청소년 정책 제안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함평에서도 청소년 참여 기구가 주관이 되어 ‘청소년들에게 관심 있고 실행 가능한 주제’를 바탕으로 정책 제안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실 ‘정책’이라는 단어는 의미만으로도 무겁고 어렵다. 어른들에게도 어려운 단어인데 청소년들에게는 오죽할까! 필자는 청소년 관련 기관에서 개최하는 청소년 정책 강의를 자주 나가는데, 다양한 주제를 의뢰받는다. 가장 먼저 청소년들이 정책에 대한 개념을 알 수 있도록 밑그림을 잡아 주었으면 좋겠다는 유형이 있다.

다음으로 정책 제안 대회를 진행할 수 있는 주제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유형도 있다. 그럼 왜 필자가 두 가지 유형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지 그 이유를 기술해 보고자 한다. 청소년들이 정책을 제안하고 토론하고, 대회를 열기 위해서는 몇 달간의 진행 과정이 필요하다. 주제를 선정하기 위해선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관심이 있어야 한다. 고민이 되는 청소년들만의 이슈가 무엇인지에 대한 사전 조사부터 시작해 몇 가지의 주제 틀이 정해지면 최종 주제를 선정하기 위해 다른 지역 혹은 문헌에서 나타난 정책 제안 주제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과연 이 주제가 우리 지역에서 실현되기 위해 어떠한 과정과 노력이 진행되어야 할지, 여러 날을 거쳐서 조사해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공감대이다. 기본적으로 청소년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면, 지역 청소년을 대표하는 정책으로서 실현 가능성은 떨어진다.

또한 지역 사회의 의견을 들어 봐야 한다. 사전에 지역 내 여러분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최종적인 정책 제안 이전에 발표 내용에 대한 수정이 이루어진다면 더욱더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발표문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단계별로, 절차별로 진행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요즈음 청소년들은 너무나 바쁜 삶을 살고 있다. 기본적으로 학교의 학과 일정 틀 속에서 학교생활이 이루어진다. 특히나 교육부의 정책에 따라 생활기록부 기재에 대한 내용이 교내 활동으로 대폭 축소됨에 따라 적극적이지 않고 관심이 없는 청소년들은 대외 활동을 주저하게 된다.

필자의 기관에 속해 있는 청소년 참여 기구 위원들은 기본적으로 뭔가를 하고 싶은 의욕은 많지만, 막상 기본적인 정례 회의 날짜나 행사를 하기 위한 대회를 추진하기 위해 준비 모임을 갖고자 하면, 전체 인원이 다 모이는 상황은 손에 꼽을 정도로 힘들다. 회의를 하기 위해 무거운 가방을 메고 지친 모습으로 오는 참여 기구 위원들을 보면 많이 안타까울 정도다. 궁극적으로는 청소년들이 해야 할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사실 매년 청소년들이 다양하게 참여하는 활동은 늘어가고 있다. 어떤 때는 청소년 현장에 활동가로서 모르는 활동도 접하게 된다. 하지만 정말로 청소년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듣고 이에 대한 진심 어린 고민이 담긴 청소년 활동을 만들거나 제시해 준다면 청소년들의 정책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는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청소년들이 고민을 통해 실현 가능성 있는 정책을 제시했을 때 “그래 고생했다!” 하는 수고의 말도 힘이 된다. “올해나 내년에 꼭 예산을 확보해서 너희들이 제안한 정책이 실현되도록 할게”라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 준다면, 정책에 대한 관심 단계부터 자연스러운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청소년기의 성장 과정을 거치고 있는 시기이기에 완벽할 수는 없다. 부족하면 배우면 되고, 잘 배울 수 있도록 가르침을 주는 것은 세상을 먼저 경험하고 배운 분들의 몫이다.

결국 긍정적인 자신감이 작은 변화를 이끌고 청소년들이 꿈꾸는 세상을 견인할 것이다. “그렇게 우리 한번 해 보자!”라고 자신 있게 공감대를 심어 줄 수 있는 청소년 현장의 활동가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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