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교육감님, 이름만큼 기대가 큽니다-김명환 전 전남도의회 교육위원회 부의장
2022년 07월 28일(목) 00:30
때늦었지만 전남도 교육감 당선을 축하합니다. 사람들은 당신이 이름이 좋아 당선이 되었다고들 합니다. 당신이 그동안 교육감 당선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쌓았는지를 모르는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은 이해 못 할 바도 아닙니다. 이유야 어찌 되었건 당신은 전남 교육의 수장에 올랐고, 그리고 이름만큼 기대도 크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전남 교육 속에서 당신보다 더 많은 세월을 부대끼며 살아온 교육 가족의 한 사람이기에, 더하여 교육감에 출마해 두 번이나 낙방한 장본인이기에 충심을 담아 몇 가지 고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이양우·오영대·정동인·정영진·김장환·장만채 교육감님, 그리고 전임 장석웅 교육감님과 직간접으로 관계를 맺으며 그분들이 전남 교육을 위해 불철주야 고민하는 모습을 보아 왔습니다. 아마 김대중 교육감님도 직간접으로 그분들이 교육감으로 있는 동안 어떤 일을 어떻게 했고 결과가 무엇이었는지 보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분들 가운데는 만사라는 인사가 꼬이고 비난을 받을 때마다 꼭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인사는 교육감 고유 권한이라고. 김대중 교육감님, 인사가 진정 교육감 고유 권한입니까? 도민이 당신을 믿고 잠시 맡겨준 권한이 당신 손아귀에 있는 동안이니 누구도 감히 시시비비를 가릴 수 없는 고유하고 불가침한 권한입니까? 김대중 교육감님만은 그 고유 권한을 진정으로 학생들과 학부모를 위해 사용해 주시기를 간절히 호소드립니다. 당신께서 교육장 임기는 보장되어야 한다고 했다는 기사를 보고 전임자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김대중 교육감님, 어떤 일이든 결단을 하실 때는 고뇌의 시간을 가져 주시기를 청합니다. 미래를 보지 못한 결정, 도덕성이 결여된 선택, 교육감의 소신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필부의 아집 같은 지시는 제발 삼가 주시기를 바랍니다. 일필휘지는 만 필이 가져온 결과이지 만용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행정의 일필휘지, 밤을 하얗게 지새우는 번민의 결과여야 한다는 말씀을 감히 올립니다.

기관의 장은 정 위치에 있어야 합니다. 교육감이 정위치를 벗어나면 전남도 교육청이 흔들리고 모든 산하 기관이 일손을 놓아 버립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애꿎은 우리 아이들만 허송세월을 하게 됩니다. 전임 교육감 중에는 교육감실을 비우는가 하면 해외 출장을 나가 그럴싸한 보도 자료를 내는 교육감도 없지 않았습니다. 다시는 번지르르한 보도 자료를 보지 않기를 갈망합니다.

교육감은 교육감만이 해 낼 수 있는 일을 멋들어지게 해 낼 때 명교육감이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직속 기관장이나 또는 학교장이나 할 일을 열심히 근무한답시고 들이파고 있다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겠습니까. 논어에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는 말이 있습니다.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교육감은 교육감다워야 합니다. 김대중 교육감님만은 교육감다우시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김대중 교육감님, 교육의 기본에 충실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말씀 제 가슴에 꽂힙니다. 위대한 전남도민은 특정 교직 단체가 그럴싸한 사이비 이론으로 배움터인 학교를 놀이터로 전락시켜가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전남 교육 대전환’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 건 당신을 교육감으로 모셨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대중 교육감님, 부디 학생은 열심히 공부하고, 교사는 열심히 가르치고, 지원 부서에 근무하는 이들은 낮은 자세로 군소리 없이 지원할 수 있도록 교육감에게 주어진 막대한 권한을 후회 없이 예리하게 행사하십시오. 모두가 일제히 일어나 열화와 같은 박수를 끝없이 보낼 것입니다. 적어도 저는 4년 동안 박수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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