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프린지 페스티벌’을 즐기는 방법-김호준 예술감독
2022년 07월 22일(금) 00:30
올해 광주 프린지 페스티벌을 진행하면서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 ‘프린지가 무엇이냐’ 라는 것이었다. 프린지 페스티벌의 모태는 매년 8월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Edinburgh Festival Fringe)가 시초였다.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는 전 세계 36개국에서 모인 1000여 개의 공연 단체가 200개에 달하는 공연장에서 1500개가 넘는 공연물을 선보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예술제다.

변두리·외곽이라는 뜻의 프린지 페스티벌은 1947년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에 초청 받지 못한 여덟 명의 예술가가 거리와 교회를 오가며 공연을 펼치면서 시작됐다. 1957년 페스티벌 프린지 협회(The Festival Fringe Society)가 결성되면서 독립적인 예술제로 발전했다. 이후 1970년대부터 북아메리카 전 지역에 프린지 축제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아시아에서는 1980년 홍콩에서 최초의 프린지 페스티벌이 열렸다.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부터 매년 연극·무용·음악·미술·독립영화 등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지향하는 예술가와 단체들이 모여 각 지역에서 프린지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거리 예술 축제인 ‘광주 프린지 페스티벌’이 올해로 6년째를 맞이했다. 시작은 아시아문화전당이 세워지면서 전당 권역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5·18민주광장을 주무대로 다양한 공연과 행사가 펼쳐졌다. 이후로 지역 거리 예술의 기반을 조성하고 시민 문화 향유 기회 및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광주 프린지 페스티벌은 광주 민주화의 상징인 5·18민주광장을 시작으로 다섯 개 구에서 열 차례 펼쳐지는 ‘우리 동네 프린지’와 5·18민주광장에서 다섯 차례 펼쳐지는 ‘민주광장 프린지’ 두 개의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별히 시민이 축제의 주인이 되는 시민 프린지 페스티벌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데 초점을 뒀다. 광장에서 마을로, 마을에서 광장으로 연결과 확대 재생산 해가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 동네 프린지는 현재까지 7회가 진행됐다. 동구 마을공동체 네트워크 ‘동넷방넷’, 양산마을공동체, 첨단전환마을 네트워크 등 마을공동체가 함께 참여했다. 앞으로도 문산마을공동체, 효덕마을 네트워크, 풍암마을공동체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렇듯 이번 우리 동네프린지는 기존 방식인 행사 주최측이 공연 무대를 펼쳐 놓고 관객들이 찾아와 주기를 바라는 수동적 문화 향유자로서 참여를 바라는 방식은 아니다. 마을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들과 주민자치회 분들과의 협업을 통해 시민들이 직접 준비하고 참여해 즐기는 축제로 만들어 가고 있다.

아울러 기후위기 대응에 함께하는 축제를 지향한다. 친환경 퍼포먼스(줍킹 퍼포먼스, 에너지 전환 체험, 되살림 시민예술학교)와 1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손수건 포스터 제작, 모두의 공유 부스 운영 등을 통해 친환경 축제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광주 정신인 공동체를 복원해 다함께 정성을 모으는 축제로 만든다는 취지로 ‘시민, 예술에 물들go’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광주의 대표적인 공연예술 축제로 공연예술 활성화를 통해 시민들과 함께하자는 취지다. 이를 위한 키워드로 ‘정체성’ ‘참여와 연대’ ‘모심’ ‘확대’를 지정했다. 광주 정신인 민주·인권·평화·공동체 정신을 담아내고 시대정신인 기후위기 대응에 함께하며 프린지 페스티벌 브랜드를 강화하고자 하는 의도다.

올해 광주 프린지 페스티벌은 코로나 시기로 움츠러든 지역 공연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사회적 거리 두기 및 격리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시민들이 예술로 치유할 수 있는 축제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가까운 동네를 찾아 프린지를 함께 즐기는 것도 좋을 듯하다. 스탬프 투어를 통해 우리 동네 프린지 열 곳을 다 참여한 분들에게는 민주광장 프린지에서 소정의 상품을 지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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