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전시 ‘유대와 동행’의 의미-김 허 경 미술평론가·전남대 학술연구교수
2022년 07월 21일(목) 00:30 가가
올해는 ‘한중 문화 교류의 해’이자 1992년 베이징에서 양국이 서명한 ‘대한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 간의 외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 성명’을 통해 한중 수교의 첫발을 내딛은 지 30년을 맞은 해이다.
물론 양국 간 우호 관계, 실질적인 문화 교류는 유구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예컨대 삼국시대는 한자와 불교의 전래를 통해 중국 남북조(南北朝)시대의 여러 국가와 교류하였다. 당나라와 신라에 관한 문헌 자료만 보더라도 160여 차례에 이르는 사절이 왕래할 만큼 돈독한 유대 관계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고려시대는 송(宋)·원(元)과 조선시대는 중국의 통일 국가였던 명(明)·청(淸)과 활발한 교류를 이어갔다. 이른바 한국과 중국은 일의대수(一衣帶水)의 가까운 이웃 국가였다.
하지만 양국 관계는 19세기 말 제국주의 침탈과 제1·2차 세계대전이라는 국제적 변화를 거쳐 해방, 한국전쟁기를 넘어 단절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렇다면 한중 문화 교류는 이데올로기를 넘어 어떻게 유기적으로 전개될 수 있었을까. 양국의 문화 교류는 1980년대 후반 냉전체제가 와해하고 동북아시아 국가들이 선린우호(善隣友好)와 상호 협력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40년간 굳게 걸어 두었던 빗장이 풀리게 된다. 1989년 국교가 아직 성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현대미술의 거장 리커란(李可染) 개인전과 루쉰(魯迅)과 함께 1930년대 목판화 운동에 참여했던 장왕(張望) 판화전 통해 출발선상에 서게 된다. 이 중 장왕의 판화전은 전주·광주의 ‘장왕과 중국현대목판화전’(광주 가든미술관)로 이어지면서 목판화 양식의 민중 미술로서 지역 화단의 물꼬를 열었다. 한중 수교가 성립된 후에는 국립미술관이 아닌 호암갤러리에서 대규모의 ‘명청회화전: 북경 고궁박물원 소장전’(1992)을 개최했는데 당시 민간 차원의 문화 교류가 선행되었음을 시사한다. 이후 한중 문화 교류는 중국의 바람 ‘한풍’(漢風)과 한국의 물결 ‘한류’(韓流)가 어우러지면서 한층 다각화되었다.
그러나 ‘수망상조’(守望相助: 어려울 때 서로 망을 봐주고 협조하여 대처한다)로서 지정학적으로 너무나 긴밀한 관계였을까. 양국 관계는 순탄치만은 않았다. 2008년 한중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진입하여 다각적인 협력을 위한 토대와 여건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2017년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최대의 위기에 봉착하고 만다. 방한 관광객이 급감한 것은 물론이고 중국 내 한류 문화 활동이 제한되는 등 곧바로 한한령(限韓令)이 내려졌다. 급기야 코로나19 대응 논란, 팬데믹 위기 등 불가항력적 상황에 놓이면서 양국의 감정은 침착하고 말았다.
그래서일까. 지난해 미래 지향적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접근이 절실한 상황에서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한중 문화 교류의 해’(2021~2022)를 선포하고 권역별 다양한 교류 사업의 출범을 알린 바 있다.
최근 개막한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전시 ‘유대와 동행’은 지난해 한국문화체육관광부와 중국문화관광부가 공식 표어로 내세운 ‘문화로 나눈 우정,미래를 여는 동행’이라는 공통의 목표 아래 치유와 회복, 교류와 협력을 바라는 전언(傳言)을 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한중 간 상호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예술가에게 주어진 사회적 역할은 무엇일까. ‘유대와 동행’은 미래를 향한 희망의 메시지와 상호 문화적 관계를 담은 미술 언어로서 한중 문화 교류의 새로운 지평을 견인하고 있다. 이는 동시대성을 알리는 지표로서 향후 향방을 새롭게 제안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물론 양국 간 우호 관계, 실질적인 문화 교류는 유구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예컨대 삼국시대는 한자와 불교의 전래를 통해 중국 남북조(南北朝)시대의 여러 국가와 교류하였다. 당나라와 신라에 관한 문헌 자료만 보더라도 160여 차례에 이르는 사절이 왕래할 만큼 돈독한 유대 관계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고려시대는 송(宋)·원(元)과 조선시대는 중국의 통일 국가였던 명(明)·청(淸)과 활발한 교류를 이어갔다. 이른바 한국과 중국은 일의대수(一衣帶水)의 가까운 이웃 국가였다.
그래서일까. 지난해 미래 지향적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접근이 절실한 상황에서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한중 문화 교류의 해’(2021~2022)를 선포하고 권역별 다양한 교류 사업의 출범을 알린 바 있다.
최근 개막한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전시 ‘유대와 동행’은 지난해 한국문화체육관광부와 중국문화관광부가 공식 표어로 내세운 ‘문화로 나눈 우정,미래를 여는 동행’이라는 공통의 목표 아래 치유와 회복, 교류와 협력을 바라는 전언(傳言)을 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한중 간 상호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예술가에게 주어진 사회적 역할은 무엇일까. ‘유대와 동행’은 미래를 향한 희망의 메시지와 상호 문화적 관계를 담은 미술 언어로서 한중 문화 교류의 새로운 지평을 견인하고 있다. 이는 동시대성을 알리는 지표로서 향후 향방을 새롭게 제안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