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기름값, 휘발유·경유 2000원 넘었다
2022년 05월 29일(일) 18:19
농가 시름·물류·항공·수출 등 산업계 전반 타격
석유협회 “고환율 등 영향 고유가 이어질 듯”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의 여파로 전남지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와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각각 2000원을 넘어섰고, 광주도 200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광주일보 자료사진>

정부의 유류세 추가 인하 조치에도 기름값 상승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의 여파로 전남지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와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각각 2000원을 넘어섰고, 광주도 200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기름값이 천정부지 치솟으면서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기름값이 무서워서 운전대도 못잡겠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밖에 면세유 가격도 급등해 지역 농가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고, 화물차와 버스업계 등 운송업계도 타격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물류비용이 상승하면서 지역 석유화합업계와 수출기업들도 어려움을 겪는 등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국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날보다 0.94원 오른 ℓ당 2008.56원을 기록 중이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앞서 올해 3월15일 2000원을 돌파하면서 약 9년5개월 만에 2000원대에 진입했었다. 이후 4월 들어 2000원 아래로 내려갔다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다시 2000원을 넘어선 것이다.

경유 가격도 2000원 넘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전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0.39원 오른 ℓ당 2006.01원이다.

전남지역 역시 이날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1.48원 오른 2003.34원, 경유는 0.73원 오른 2005.68원을 기록하고 있다.

광주의 휘발유 가격은 1994.69원으로 전날보다 1.38원 올랐고, 경유는 0.41원 오른 1991.53원을 나타내고 있다. 광주 휘발유 가격은 2012년 10월4일(ℓ당 1993.78원) 이후 9년8개월 만에 최고가다.

이처럼 기름값이 멈출 줄 모르고 연일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지역 농업인들과 운송업계, 산업계 전반으로도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무엇보다 면세유는 이미 유류세를 면제받은 것이어서 농민들에게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효과가 없다는 점에서 농민들의 충격은 더 크다. 전남지역 어업인들도 마찬가지다. 어업용 면세경유 가격은 최근 러-우크라 사태로 전년보다 90% 넘게 폭등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의 한 농업인은 “트랙터 등 농기계에 사용하는 면세경유 가격이 급등해 기름을 넣을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며 “작년보다 면세경유에 들어가는 돈이 2배는 늘어난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인건비도, 비료도, 모든 게 다 올랐는데 면세유도 올라 부담스럽다. 이렇게 농사를 지어서 남는 게 있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전남의 주력 산업인 석유화학업계도 최근 물류비 부담이 최대 2배 상당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상 운임이 폭등했고, 국제유가 상승에 나프타 가격 부담도 커졌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지역 산업계가 러-우크라 사태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부담이 겹쳐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며 “당분간 고유가 흐름이 이어질 것 같다는 점에서 지역 산업계의 고충도 한동안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유업계도 고유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소폭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데 수급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당분간 고유가 흐름이 지속될 것 같다”며 “현재로서는 가격이 크게 하락할만한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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