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확성기 소음 기준 너무 느슨한 것 아닌가
2022년 05월 24일(화) 00:05
6·1 지방선거 후보들이 공식 선거운동에 나서면서 유세 차량 등의 확성 장치 사용으로 인한 소음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광주경찰청 112센터에 따르면 공식 선거운동 개시 이틀째인 지난 20일까지 모두 37건의 선거 관련 민원이 접수됐는데, 이 가운데 19건이 유세차 소음과 관련된 사안이었다. 후보나 선거운동원들이 차량 부착용 확성 장치를 통해 홍보 활동을 펼치면서 고함에 가까운 목소리로 지지를 호소하거나 캠페인 송을 크게 틀어 놓는 바람에 ‘소음 공해’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유세 차량 소음 문제가 부각되자 국회는 지난해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소음 규제 기준을 신설했지만 민원은 끊이지 않고 있다. 법에서 규정한 자동차 부착 확성 장치의 소음 기준치가 워낙 느슨한 탓이다. 실제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음압 기준은 127~150㏈인데, 국가소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20㏈은 전투기 이착륙 때 나는 소리에 버금간다. 또 110㏈은 자동차 경적 소음, 100㏈는 열차 통과시 철도 주변 소음과 맞먹는다.

이처럼 소음 규제가 유명무실하다 보니 주민들은 “법이 개정됐다는데 달라진 게 없다. 소음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 때문에 못살겠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의 고통에도 선거관리위원회 등 당국은 선거운동 보장을 위해 적극적인 단속에는 나서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유세 차량 소음 문제는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고질이다. 확성기를 이용하면 다중에게 목소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측면이 있다고 하나, 주민 고통을 유발하는 유세 형식이 유일한 방법은 아닐 것이다. 되레 후보와 선거에 대한 거부감을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치권과 선거 당국은 차제에 법을 개정해 규제의 취지에 걸맞도록 소음 기준을 강화하고, 새로운 유세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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