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는 것보다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박영길 순천국유림관리소장
2022년 04월 05일(화) 03:00 가가
“오늘은 하루 종일 사또(전라병사)가 관청 앞에 있는 마당과 장터의 풀을 뽑아 청소하라고 시켰다….”
1653년 스페르베르호의 좌초로 제주도에 도착하게 된 헨드릭 하멜과 그 일행이 13년간 조선에 머무르며 그때의 일을 기록한 ‘하멜 표류기’의 일부다. 이 표류기는 당시 하멜이 자신을 고용했던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로부터 임금을 받기 위해 조선이라는 나라에 13년간 억류되면서 각종 중노동에 시달렸다는 점을 기록한 것이다. 하멜 일행은 ‘풀 뽑기’를 대단한 중노동으로 여긴 듯하다. 당시 전라병사 유병익의 지시로 관청 뜰의 풀을 뽑고 있는 하멜 일행을 그린 그림이 166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간행된 스티히터 판본에 실린 목판화 여덟 장 가운데 하나로 남아 있을 정도다.
한데 산림 사업의 풀베기는 집안의 풀 뽑기보다 더 큰 중노동이다. 봄에 조림을 하기 위해서는 잡목과 관목들을 깨끗하게 정리한 뒤 나무를 심어야 한다. 이때 강한 햇볕에 노출되기 일쑤여서 ‘봄볕에 그을리면 보던 임도 몰라본다’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름에 그늘도 없는 산에서 뙤약볕에 하는 풀베기는 훨씬 힘이 든다. 벌이나 뱀을 조심해야 하고 예취기(刈取機) 등 기계 안전사고 예방에도 신경을 써야 하니 가장 힘이 드는 육림(育林) 작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풀이 가장 많이 자라는 시기여서 자칫 조림목 생장을 방해하고 주변 영양분까지 흡수해 버리니 여름에 할 수밖에 없다.
작업의 효율을 위해서 새벽부터 시작해 오전에 대부분 일을 마무리 하고, 오후에는 일사병 예방을 위해 작업을 피하기도 하지만 풀베기는 역시 가장 어려운 작업이다. 조림지 보호를 위해 조림 후 5년까지는 풀베기를 해야 하고 그 이후에 조림 후 20년까지는 임지 여건에 맞게 덩굴류 제거와 어린나무 가꾸기, 간벌 등 계속되는 육림 작업을 거쳐야 비로소 성공적인 조림지를 만들 수 있다.
전남에 있는 장성 편백숲 등이 조림 성공지로 평가받고 많은 국민들이 찾는 울창한 숲으로 조성된 것은 이러한 조림뿐만 아니라 꾸준한 풀베기와 어린 나무 가꾸기, 간벌 등 육림 사업의 어려운 과정이 모두 잘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녹화 선진국이 된 것도 전국적으로 나무를 심고 가꾸는 사업들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식목일을 맞아 전국에서 나무 심기가 한창이다. 많은 국민들이 산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나무 심기에 동참하는 것은 산림의 자원화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심어진 나무를 가꾸어 주고 산불 등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은 더 중요하다. 풀베기나 육림 작업을 하지 않으면 2∼3년 안에 조림목이 거의 남지 않기도 하고 잘 가꾸어진 숲도 산불로 인해 피해가 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울창한 숲은 토사의 유출·붕괴를 막고 낙석·산사태를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자연 경관 유지에 중요한 요소이면서 산림 휴양 장소를 제공해 국민들의 급증하는 야외 휴양 수요에 부응하고 있다. 이밖에도 산림은 동식물 서식 보호 장소로서 종의 보존 기능과 더불어 탄소 동화 작용에 의해 지구온난화를 완화시켜 준다. 또한 오염된 대기의 정화와 산림 교육·치유 등 산업화된 현대 사회에서 산림의 가치는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산림의 기능이 잘 유지되기 위해서는 나무를 심고 가꾸는 노력뿐만 아니라 소나무 재선충병과 같은 산림 병해충 방제, 산사태를 예방하는 사방댐 시설, 산불 방지 및 산림 경영을 위한 임도 시설 조성 등 다양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도 울창한 숲을 만들기 위해 하멜이 중노동이라 여겼던 풀 뽑기보다도 힘이 드는 나무 심기와 풀베기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많은 임업인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
1653년 스페르베르호의 좌초로 제주도에 도착하게 된 헨드릭 하멜과 그 일행이 13년간 조선에 머무르며 그때의 일을 기록한 ‘하멜 표류기’의 일부다. 이 표류기는 당시 하멜이 자신을 고용했던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로부터 임금을 받기 위해 조선이라는 나라에 13년간 억류되면서 각종 중노동에 시달렸다는 점을 기록한 것이다. 하멜 일행은 ‘풀 뽑기’를 대단한 중노동으로 여긴 듯하다. 당시 전라병사 유병익의 지시로 관청 뜰의 풀을 뽑고 있는 하멜 일행을 그린 그림이 166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간행된 스티히터 판본에 실린 목판화 여덟 장 가운데 하나로 남아 있을 정도다.
식목일을 맞아 전국에서 나무 심기가 한창이다. 많은 국민들이 산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나무 심기에 동참하는 것은 산림의 자원화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심어진 나무를 가꾸어 주고 산불 등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은 더 중요하다. 풀베기나 육림 작업을 하지 않으면 2∼3년 안에 조림목이 거의 남지 않기도 하고 잘 가꾸어진 숲도 산불로 인해 피해가 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울창한 숲은 토사의 유출·붕괴를 막고 낙석·산사태를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자연 경관 유지에 중요한 요소이면서 산림 휴양 장소를 제공해 국민들의 급증하는 야외 휴양 수요에 부응하고 있다. 이밖에도 산림은 동식물 서식 보호 장소로서 종의 보존 기능과 더불어 탄소 동화 작용에 의해 지구온난화를 완화시켜 준다. 또한 오염된 대기의 정화와 산림 교육·치유 등 산업화된 현대 사회에서 산림의 가치는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산림의 기능이 잘 유지되기 위해서는 나무를 심고 가꾸는 노력뿐만 아니라 소나무 재선충병과 같은 산림 병해충 방제, 산사태를 예방하는 사방댐 시설, 산불 방지 및 산림 경영을 위한 임도 시설 조성 등 다양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도 울창한 숲을 만들기 위해 하멜이 중노동이라 여겼던 풀 뽑기보다도 힘이 드는 나무 심기와 풀베기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많은 임업인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