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선거권 제대로 행사하자
2022년 03월 27일(일) 23:10
김용하
용아 박용철기념사업회 부이사장
전 광주 국공립중등교장협의회장
대선이 끝나자마자 또다시 선거의 광풍이 온 나라를 덮고 있다. 3월 대선에 이어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이다.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을 비롯해 무려 4천여 명의 지역 일꾼을 선출하게 된다. 특히 이번 지자체 선거에서는 새 정부의 출범에 맞추어,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일관성 있는 정책 수립과 시행으로 코로나 극복, 지역 경제 발전, 사분오열된 계층 간 갈등 해소 및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실천적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절실하다. 이러한 중차대한 시기에 그 어느 때보다 더 신중하고, 공정한 선거로 훌륭한 지방자치 지도자들을 선출해야 할 것이다.

특히 시도 교육감 선거는 국가 백년대계를 수립하고, 우리 후손들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선거임에도 각종 여론조사 결과 무관심하거나 잘 모른다는 응답이 50% 이상 나온다고 하니 염려가 크다.

시도 교육감은 광역단체의 장이지만, 정당 공천제를 배제하고 있다. 이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전문성, 자주성을 보장하기 위한 헌법에 따른 것이다. 교육감은 유·초·중등 교육을 통하여 우리의 미래를 담당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따라서 교육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권력을 누리거나, 막대한 예산과 조직원을 거느리는 권한과 지위를 탐하기보다는, 국민의 사표(師表)로서 부끄러움이 없는 인격적·도덕적 품위와 미래를 예측하는 시대정신의 소유자로서, 확고한 교육철학과 탁월한 지도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자본·노동과 같은 유형 자산보다 고도의 디지털 능력을 기반으로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을 활용하는 무형의 지식이나 창의성이 국가 사회의 경쟁력이 되며, 부가가치 생산의 핵심 요소가 되는 사회로 빠르게 변환될 것이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인간이 지식과 정보의 생산·저장·처리·유통·활용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창발적 인재를 길러 내야 한다.

급변하는 시대에 교육적 요구와 환경의 변화로 우리가 종전까지 적용해 왔던 교육의 방식·내용 등에 과감한 혁신이 요구되고, 인공지능 활용 능력의 배양과 함께 인성교육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환기적 시기에 교육감은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을 예견하여, 교육 현장에 대한 진단과 미래 교육에 대한 확고한 철학, 화합적·민주적 리더십을 가져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 교육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코로나로 인한 대면교육 기회 상실과 교육의 누적된 부실로 인한 학력의 결손, 심각해진 교육 불평등, 과도한 사교육, 입시 위주의 교육 등이다. 이런 문제의 원인은 치열한 경쟁 위주의 사회적 분위기, 평등 교육과 수월성 교육의 충돌, 일관성 없는 교육 제도, 자식에 대한 부모의 맹목적 집착, 일부 교육 주체들의 정치화 등이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새로운 교육감은 각종 교육제도와 교육정책의 개혁이 시급하며, 새로운 학교문화가 요구하는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확고한 교육관을 정립하여, 교육의 혁신 방안을 분명하게 제시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현장 경험을 갖춘 사람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런데 요사이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을 보면 과연 헌법에 명시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자주성, 전문성을 잘 지키면서 산적한 교육의 과제들을 혁신하고, 교육공동체를 화합 속에 잘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염려가 된다.

이제 시민들도 교육감 선거에 대한 무관심을 버리고, 입후보하는 인물들 중에서 후보 자신의 삶이 살아 있는 교육과정으로서 손색이 없고, 미래세대의 주역들을 잘 길러 내는 데 헌신할 수 있는 인품과 능력을 갖춘 사람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그동안 국민들이 선거 때마다 당파·지연·학연 등에 얽매이고 확인되지 않는 선전선동에 속아 인물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거나, 추종자들의 감언이설에 현혹되어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교육감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의 지도자들을 제대로 판단하고, 선출해야 할 역사적 결단의 순간이 도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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