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복합쇼핑몰이 아니다-박승규 조선대 법학과 3년
2022년 03월 24일(목) 22:10 가가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광주를 비롯한 호남 지역은 역대 대통령 선거 중 보수 정당에 가장 많은 표를 줬다. 이러한 득표율은 20대 청년에서 두드러졌다. 실제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을지 모르지만, 단언컨대 광주 지역과 관련해서 정치권·언론을 가장 뜨겁게 달궜던 쟁점은 야당의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이었다.
원래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기 위해선 지자체장의 인·허가를 비롯한 각 협의체와 조율이 필요하다.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단독으로 행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약으로 내세운 데는 다분히 정치적인 계산이 깔려 있었다. 그런 탓에 분열과 갈등을 획책한 공약이라며 사방에서 비난을 받아야 했지만, 이미 다른 도시들과는 뚜렷하게 비교될 정도로 인프라의 차이가 벌어진 광주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상생과 연대를 중요시하는 광주시민들이라고 해도 다른 지역보다 발전이 뒤쳐지는 것을 원하진 않는다. 그러므로 후보의 공약엔 쓴소리를 할 수 있을지언정 복합쇼핑몰 유치를 바라는 시민의 소망마저도 광주 정신 위배를 운운하며 비난할 수는 없다. 오히려 시민들의 입장에선, 이슈가 선점될 때까지 사업을 방치하고 무산시킨 쪽에 책임을 묻고 싶을지도 모른다.
결국 복합쇼핑몰 유치 사업이 지난 수년 간 얼마나 지지부진했는지, 호남이 타 지역에 비해 인프라 면에서 얼마나 뒤떨어져 있는지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는 꼴이 되면서 역풍을 맞는 결과를 낳았다.
선거가 끝난 뒤 이용섭 광주시장은 복수의 업체와 쇼핑몰 유치에 대해 타진 중임을 발표했는데, 불과 한 달 전 민주당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현실을 외면하고 그들이 피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정책을 당장 철회하라”며 보도자료를 낸 것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하다.
다만 이 지경이 되도록 일처리를 게을리했다고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반(反)기업 여론에만 휩쓸려 어디서부터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를 지적하는 편이 타당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광주에 복합쇼핑몰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는 시대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 탓에 끝내 자가당착에 빠져버린 낡은 정치의 문제다. 5일장이나 재래시장이면 충분하다거나 광천동 유스퀘어를 두고 이미 복합쇼핑몰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구태 정치인들의 주장은 한술 더 뜬다. 복합쇼핑몰 이슈는 이들의 실태를 여과 없이 드러낸 낡은 정치의 편린에 불과한 것이다.
오히려 이젠 코로나 장기화와 유통업계의 변화로 청년층의 온라인 쇼핑이 대세를 이룬다는데, 그 누구도 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전혀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일부러 외면하고 있기 때문인데 어느 쪽이든 개탄스럽긴 마찬가지다.
차기 정부가 눈여겨봐야 할 문제는 해마다 심각해지고 있는 청년들의 지방 이탈 현상이다. 광주와 호남은 물론 전국의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이유는 일자리 문제가 가장 크고 문화 혜택 부족에 따른 탓도 있다.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도시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면, 부족한 인프라를 확충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 실제로 광주는 복합쇼핑몰만 없는 게 아니라 위락시설과 체인점도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사회에서 정작 중요하고 시급한 정책은 많은데, 우리 정치는 광주에 복합쇼핑몰을 짓느냐 마느냐에서부터 정체되고 있다. 이 같은 이슈가 또다시 정쟁의 도구가 되는 것은 곤란하다. 지금이라도 미래 광주를 위한 보다 더 유의미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선거가 끝난 뒤 이용섭 광주시장은 복수의 업체와 쇼핑몰 유치에 대해 타진 중임을 발표했는데, 불과 한 달 전 민주당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현실을 외면하고 그들이 피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정책을 당장 철회하라”며 보도자료를 낸 것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하다.
다만 이 지경이 되도록 일처리를 게을리했다고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반(反)기업 여론에만 휩쓸려 어디서부터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를 지적하는 편이 타당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광주에 복합쇼핑몰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는 시대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 탓에 끝내 자가당착에 빠져버린 낡은 정치의 문제다. 5일장이나 재래시장이면 충분하다거나 광천동 유스퀘어를 두고 이미 복합쇼핑몰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구태 정치인들의 주장은 한술 더 뜬다. 복합쇼핑몰 이슈는 이들의 실태를 여과 없이 드러낸 낡은 정치의 편린에 불과한 것이다.
오히려 이젠 코로나 장기화와 유통업계의 변화로 청년층의 온라인 쇼핑이 대세를 이룬다는데, 그 누구도 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전혀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일부러 외면하고 있기 때문인데 어느 쪽이든 개탄스럽긴 마찬가지다.
차기 정부가 눈여겨봐야 할 문제는 해마다 심각해지고 있는 청년들의 지방 이탈 현상이다. 광주와 호남은 물론 전국의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이유는 일자리 문제가 가장 크고 문화 혜택 부족에 따른 탓도 있다.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도시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면, 부족한 인프라를 확충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 실제로 광주는 복합쇼핑몰만 없는 게 아니라 위락시설과 체인점도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사회에서 정작 중요하고 시급한 정책은 많은데, 우리 정치는 광주에 복합쇼핑몰을 짓느냐 마느냐에서부터 정체되고 있다. 이 같은 이슈가 또다시 정쟁의 도구가 되는 것은 곤란하다. 지금이라도 미래 광주를 위한 보다 더 유의미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