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歸)농산어촌 최적지 전남으로 오라-선 양 규 전남도 인구청년정책관
2022년 03월 10일(목) 05:30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의 일상과 사고를 급격히 바꿔 놓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하는 것은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단계적 일상 회복을 모색하는 시점에 때마침 ‘2022∼2023 전라남도 방문의 해’가 운영되고 있다. 전남의 대명사인 청정, 힐링, 문화예술 등을 중심으로 안심·안전 여행의 최적지로 거듭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전남 방문의 해는 지역 활성화뿐만 아니라 코로나에 지친 도시민에게 안전한 휴식처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호캉스’(호텔+바캉스) 대신 ‘촌캉스’, ‘오션뷰’ 대신 ‘논밭뷰’를 찾는 도시민들의 욕구인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 트렌드에도 적합하다. 러스틱이란 원래 ‘시골풍의’ 또는 ‘소박한’이란 뜻을 지닌 단어로, 화려한 도시 대신 날 것 그대로 살아있는 자연과 시골 고유의 매력을 즐기는 삶을 말한다. 시골의 재발견인 셈이다.

최근에는 한적한 농촌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는 젊은 도시민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3040세대 사이에선 일주일에 4~5일 도시에 머물다가 2일~3일은 시골을 찾는 ‘오도이촌’이나 ‘사도이촌’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사실상 그 뿌리인 ‘농촌에서 살아 보기’는 도시민들이 농촌에 장기간 거주하며 일자리와 생활을 체험하고 지역 주민과 교류하는 기회를 제공할 목적으로 전남도가 최초로 시작했다. 이후 전국 88개 시군에 104개 마을이 이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전남 각 지차체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러스틱 라이프를 추구하는 젊은 도시민들을 겨냥한 콘텐츠도 중요하나 종국에는 ‘전남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전국 지자제로 확산한 전남에서 살아 보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도시민들의 욕구와 생활 패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도시민 누구나, 원하는 시기에 몇 번이라도 체험, 숙박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 협약으로 추진되고 있는 농촌 유학도 기존 한두 학기 동안 생활하는 프로그램을 넘어 방학 체험 프로그램, 학기 중 도시·농촌 교류 등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농촌 유학을 통한 귀(歸)농산어촌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학부모가 함께하는 교육 귀농 프로그램 개발과 확충이 요구된다. 도시민을 위한 인프라 확충도 빼놓을 수 없는 현안이다. 소규모 농장과 농막을 활용한 공간 조성 또는 농촌 빈집을 활용한 귀농인의 집 확대 등이다. 이는 도시와 농촌에 도시민이 머물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하는 것으로, 도농 듀얼 라이프의 시작이 되는 동시에 귀농산어촌의 유입 단계로 연결될 것이다.

전남도에서는 러스틱 라이프를 원하는 도시민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쾌적하고 살기 좋은 정주 공간 조성, 일자리 복지 확대, 생산물 유통망 구축 등 소득 창출과 정착 지원 모델 구축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도시민 유입 중심에서 정착 정책으로 전환, 귀농어귀촌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전라남도 방문의 해는 귀농산어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에게 여행을 통한 미래 삶의 터전으로 농촌의 삶을 미리 경험할 수 있게 해 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 전남에 머물며 자리 잡고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귀농산어촌 최적지로서 전남을 적극 알린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이는 고령화·저출산 등 인구 감소로 지역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농어촌 현실을 타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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