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그린 시티’ 조성을 위한 제언-윤병선 광주시 대전환특별위원·임학박사
2022년 03월 07일(월) 23:30
올해는 정치적으로 커다란 행사가 겹쳤다. 대통령 선거와 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해이다. 이에 정치 지도자를 꿈꾸는 후보자들은 다양한 정책 공약을 발굴하여 적극 홍보하고 있다. 유권자인 시민들 역시 나라와 지역의 미래를 고민하며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광주시는 ‘더 크고 더 강한 광주 시대를 열어 가겠다’며 지난해 12월 시장 직속 광주혁신위원회 산하에 ‘광주 대전환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환경·생태·AI·산업·문화·관광 분야 전문가 38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지난달 비전 및 실천 과제 57개를 발굴하여 향후 토론을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할 과제를 선정하기로 했다.

광주 대전환 특별위원회는 더 크고 강한 광주를 만들기 위해 몇 가지 지향점을 제시했다. 우선 빛고을 스마트 메가시티와 영산강 광역경제 생태문화 관광벨트 조성으로 광주를 치유와 힐링의 장소로 만든다는 것이다. 또한 광주·전남 통합의 기반을 조성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달빛고속철도 조기 개통을 통해 호남과 영남을 연결하는 초광역 신남부 경제권을 구축해 양적 성장을 이룬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용어가 생소하겠지만 쉽게 말해 ‘그린 스마트 펀 시티’(Green Smart Fun City)를 핵심 기조로 삼고 있다. 친환경 녹색 도시, 인공지능(AI) 기반의 최첨단 도시, 재미있고 친숙한 도시로 탈바꿈해 나가는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독자적으로 살아갈 수 없고 숙주(인간) 속에서만 생존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수 있도록 일상생활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점에서 광주 대전환 특별위원회의 3개 분과 모두 중요하지만 필자는 무엇보다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기후위기 대응은 지구촌 모두의 관심사인데 우리 지역에서도 ‘광주 기후위기 비상행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시민들이 많다. 참 고마운 분들이다.

광주 대전환 특별위원회가 추구하는 그린 시티도 과제 발굴부터 시민들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관계 부서의 검토와 공감을 얻어 시책 사업으로 이어질 때 성공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광주천 시대에서 영산강 시대로의 대전환은 영산강 물길을 따라서 광주, 장성, 담양, 화순, 나주, 영암, 목포를 연결하는 광역경제권 생태·역사·문화 관광벨트를 조성하여 보고, 즐길 수 있는 사업이다. 여기에 시립수목원과 도시공원 조성 사업으로 도심 생활권 주변에 녹지공간을 확보하고, 광주호 생태문화 마을과 황룡강 장록습지를 생태관광 명소로 육성하는 것도 그린 시티를 만드는 데 중요한 시책이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한다면 정원 문화를 확산하여 푸른 도시를 만들자고 제안하고 싶다. 지난 2015년 1월 ‘수목원 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정원이라는 개념이 도입되고 정원 진흥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국가 정원, 지방 정원, 민간 정원, 생활 정원, 주제 정원, 모델 정원 등 정원 종류에 대한 규모와 시설 기준도 마련됐다. 필요할 경우 자치단체에서 얼마든지 조례로 만들어 지역 실정에 맞는 정원 문화를 꽃 피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정원 문화와 관련 산업은 그린 시티의 핵심 과제일 뿐만 아니라 시민이 보고, 즐기고, 치유할 수 있는 ‘펀 시티’와 연계할 수 있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은 자연스럽게 탄소중립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제 과제 발굴이 시작 단계인 만큼 시민 누구나 아이디어가 있으면 스스럼없이 제안하고,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검토를 거쳐 광주시의 그린 시티 사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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