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량 폭파
2022년 03월 04일(금) 03:00 가가
전쟁영화에는 대부분 탱크가 나온다. 진격해 오는 적군의 탱크를 폭파하거나 제지하는 아군의 전투 신은 주요 장면 중 하나이다. 수류탄이나 화염병 등을 들고 탱크를 덮치거나 이동로를 차단하기 위해 다리를 폭파하는 것도 단골 레퍼토리이다.
영화 ‘콰이강의 다리’에 나오는 다리 폭파 장면은 영화사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제2차 세계대전 시기인 1943년. 태국 정글 속에 자리한 일본 포로수용소에 송치돼 온 영국 육군 ‘니컬슨 대령’은 포로들의 처우 개선을 약속받고, 이적행위나 다름없는 콰이강 다리를 완성한다.
하지만 연합군은 이 교량을 폭파하기 위해 특공대를 파견하고, 다리를 지키겠다는 생각에 정체성을 잃은 니콜슨 대령은 특공대 저지에 나선다. 일본군에 의해 모든 특공대원이 사살되자 정신분열 상태가 된 니컬슨 대령은 총에 맞은 상태에서 폭파 장치가 된 곳으로 쓰러진다. 결국 교량이 폭파되면서 일본군 열차도 삼켜 버리고 만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철교 폭파도 관람객의 눈시울을 적시게 하는 장면이다. 스페인 내전에 뛰어든 대학교수 로버트 조던은 산허리에 걸려 있는 철교를 폭파하기 위해 화약을 지닌 채 동굴에 몸을 숨긴다. 거기에서 그는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그중 스페인 여자인 마리아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조던은 어느 날 아침 적의 전차가 철교를 지날 때 폭탄을 터뜨린다. 철교는 부서지고 전차는 골짜기에 처박힌다. 이어 마리아와 동료들을 탈출시키던 조던은 기관총을 쏘아대는 적군의 집중 공격에 맞서 미친 듯이 사격을 가한다.
최근 러시아군의 침입을 저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이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본토를 연결하는 요충지에 있는 ‘헤니체스크’라는 다리를 폭파했다. 여기에는 다리에 지뢰를 설치하겠다고 자원한 ‘비탈리 샤쿤 볼로디미로비치’라는 우크라이나 공병의 희생이 있었다. 그는 지뢰 설치 도중 피신할 시간이 없다고 판단, 자폭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길어지고 있다. 세계 시민사회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와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로 전쟁이 하루 빨리 끝났으면 한다.
/채희종 사회부장 chae@
하지만 연합군은 이 교량을 폭파하기 위해 특공대를 파견하고, 다리를 지키겠다는 생각에 정체성을 잃은 니콜슨 대령은 특공대 저지에 나선다. 일본군에 의해 모든 특공대원이 사살되자 정신분열 상태가 된 니컬슨 대령은 총에 맞은 상태에서 폭파 장치가 된 곳으로 쓰러진다. 결국 교량이 폭파되면서 일본군 열차도 삼켜 버리고 만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길어지고 있다. 세계 시민사회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와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로 전쟁이 하루 빨리 끝났으면 한다.
/채희종 사회부장 ch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