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킹메이커’와 대선-박안수 말뫼아카데미 원장·경제학박사
2022년 03월 03일(목) 23:30
공익광고협의회가 최근 ‘국민 모두가 대한민국 면접관이 되어 당신의 대통령을 채용해 주세요’라는 주제로 대선 공익 광고를 하고 있다. 후보들에게 “자신 있죠?/ 국민의 건강을, 서민 경제를 책임질 수 있나요?/ 육아에 자신 있나요?/ 어른도 잘 모실 수 있고?/ 아이들의 안전도 책임질 수 있나요?/ 일자리도 늘어나죠?/ 제 노후도 빵빵하게 가능하시겠습니까?”는 등의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때마침 영화 ‘킹메이커’가 상영되고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떠오르게 하는 김운범(설경구 분)의 강원도 인제 국회의원 출마부터 제7대 대통령 후보 선출, 그리고 대선 과정 등을 영상에 담아냈다. 킹메이커인 서창대(이선균 분)가 선거 승리를 위해서 온갖 권모술수를 부리고 능수능란한 선거운동을 펼친다. 반면 김운범 후보는 소신과 공정을 지키려는 신념의 정치인으로,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 주며 많은 관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영화는 정당한 목적을 위해 과정과 수단까지 정당해야 하는지, 아니면 목적을 위해서는 어떤 수단도 용납되는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를 제작한 감독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 영화로만 읽힐까 우려되어 정치색 짙은 영화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하지만 대선 과정에서 개봉된데다 일정 부분 정치 색깔이 있고 실존 인물인 엄창록을 모티브로 한 픽션 영화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불과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은 어느 영화의 대사를 차용해 표현하자면 ‘지금까지 이런 대선은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 여야 유력 후보의 지지율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박스권에 갇혀 있고, 이들에 대한 비호감도가 역대 최악인 상황이다. ‘대장동 특혜’나 ‘고발 사주 의혹’ 등 후보자 본인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물론 가족 리스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반면 미래 비전과 정책에서는 국민 피부에 와닿는 공약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정권 재창출과 정권 교체의 명분 아래 2030세대와 부동층 표심을 잡기 위해 여야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호남에서도 지역 출신 대선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예전과 같은 특정 정당에 대한 열렬한 지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과거 호남에서 80~90% 이상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은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는데 현재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고, 국민의힘은 지지율이 두 자릿수를 넘어설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선거 막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전격적으로 단일화를 선언하면서 판세가 다시 요동을 치고 있다. 단일화 효과와 함께 남은 기간 이대남(20대 남성)과 서울 등 수도권 표심, 가족 리스크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하지만 정작 지역민들의 주요 관심사 지역 공약이다. 그동안 광주·전남 지역 대선 공약으로는 5·18 정신의 헌법 명문화와 광주 군 공항 이전, 농업 예산 5% 이상 확보, 광주~영암 간 초(超)고속도로 건설, 농업 분야 공익직불금 5조 원 확보 등이 제시됐다. 여기에 더해 지역 숙원인 전남 국립 의과대학 및 대학 종합병원 개설, 국가기관 및 공공기관 이전, 국토 균형 발전, 농어촌 발전 등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나라의 최고 지도자는 고도의 도덕성을 바탕으로 국가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 시대정신에 부합하며 국민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지역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후보가 선출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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