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 예술가로 산다는 것
2022년 02월 22일(화) 05:00 가가
코로나 위기 3년째 지속…예술 긴급지원 부족하다
문화공연시설 휴·폐업…지역 예술인들 수입 감소
온라인 공연 한계, 예술 프로젝트 지원 일회 성과
지역 예술인·지역 특성에 맞는 복지 지원책 절실
문화공연시설 휴·폐업…지역 예술인들 수입 감소
온라인 공연 한계, 예술 프로젝트 지원 일회 성과
지역 예술인·지역 특성에 맞는 복지 지원책 절실
◇“전 세계 뮤지션이 ‘함께 굶는’ 희한한 경험”=“코로나19로 일이 없어 힘듭니다만 덕분에 음악초년생 시절처럼 열심히 연습할 시간이 주어져 좋기도 합니다.”(2020년 3월)
“늘 일상인줄 알았던 공연, 페스티벌이 제 삶에 더없이 소중한 축복이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는 요즘입니다.”(2020년 5월)
“오랜만에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 앞에서 공연하는 일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습니다.(물론 거리두기 방역수칙을 준수한 만석이었습니다 ㅎ)(2021년 7월)
타악 연주자(percussionist) K씨는 지난 2020년부터 3년째 접어드는 ‘코로나 19’ 속에서 떠오르는 단상(斷想)을 SNS에 올리고 있다. 공연을 ‘업’(業)으로 삼는 전업 연주자인 그는 ‘코로나 19’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았다. 대부분의 공연무대가 취소됐고 그에 비례해 수입도 격감했다. 비록 현실은 엄혹하지만 SNS에는 담담하고 긍정적으로 적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한 ‘대중음악 공연분야 인력 지원사업’에 선정돼 6개월간 일정 금액을 지원받아 숨통이 조금 트였다.
코로나 팬데믹이 3년째 이어지며 문화예술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실내공간에서 이뤄지는 공연무대가 직격탄을 맞았다. 문화공연시설 역시 휴업 또는 폐업했다. 이로 인해 전업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이 멈추며 수입도 감소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광주·전남 예술인들에 대한 복지 지원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한 예술인들의 고충은 최근의 정부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1 예술인 실태조사’(2020년 기준) 결과에 따르면 예술인들의 수입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8년(2017년 기준)에 비해 감소하고, 프리랜서(자유계약자) 비율 또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음악, 미술 등 14개 분야 전국 예술인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예술인 55.1%가 전업 예술인이라고 응답했다. 전업예술인 중 프리랜서(자유계약자) 비율은 78.2%(2018년 76.0%)를 차지했다.
또한 2020년 한 해 동안 예술작품 발표 횟수는 3.8회로 3년 전(7.3회)보다 3.5회(48%) 감소했다. 예술인이 예술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연 수입은 평균 755만원으로 3년 전(1281만원)보다 526만원(41%)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월 100만원 미만을 벌어들인 예술인은 전체의 86.6%(2018년 72.7%)를 차지했는데 이 가운데 ‘소득 없음’이 41.3%로 2018년(28.8%)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 뉴딜 사업, ‘공공미술 프로젝트’=문화체육관광부는 코로나 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술인들을 지원하고 주민들의 문화향유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공공미술 프로젝트-우리 동네 미술’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총사업비 980억 원 규모 사업으로 전국 228개 지자체에서 동시에 추진됐다. 1930년대 대공황기(大恐慌期)에 추진됐던 미국 ‘뉴딜(New Deal·신 정책)’에 빗대 ‘문화 뉴딜’ 사업으로 불렸다.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 까지 사업을 마무리한 결과 광주·전남 각 지역에 이색적인 공공미술 작품이 선을 보였다. 광주시 공공미술 프로젝트 가운데 동구가 돋보인다. 대부분의 지자체 프로젝트가 벽화그리기와 조형물 설치에 집중된 반면 동구는 동명동의 고택(古宅)을 사업대상지로 정했다. 지난 1월 새롭게 문을 연 ‘동구 인문학당’은 68년의 연륜을 보여주는 본채와 신축한 공간내 ‘인문관’과 ‘공유부엌’으로 구성돼 있다. 영화인 조대영 씨가 프로그램 디렉터로 참여하고 있는 ‘인문관’에서는 앞으로 저자 북토크와 도서전 등 다채로운 인문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업비 91억원이 투입된 전남도 공공미술 프로젝트에는 830여명의 지역예술인이 참여했다. 사업 추진 결과 영암군 ‘월출산 아트 브릿지-걷go, 보go, 놀go’(왕인박사 유적지 일대)와 여수시 ‘섬섬여수 낭도 갱번 미술길’(낭도) 등 다채로운 공공미술 작품이 조성됐다.
◇광주시·전남도, 예술인 긴급 생활안정자금 지원=광주시는 ‘제12차 민생안정 대책’의 하나로 2021년 상반기에 729명, 하반기에 1351명 등 지역예술인 2080명에게 50만원씩 총 10억4000만원의 긴급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19’로 예술 활동이 중단돼 피해를 입은 지역예술인을 돕기 위함이었다.
광주 문화재단 또한 ▲코로나 19극복 예술배너 사업-‘300, 소리 없는 아우성’(2019년 6월) ▲‘문화예술 공연·전시 온라인 예술극장 운영사업’ 공모(2020년 8월) ▲‘2020 온라인미디어 예술활동 지원사업’ 공모(2020년 9월)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특히 재단은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을 전담해 지원하는 ‘예술인 보둠·소통센터’를 지난해 1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올해 예술복지팀을 신설·배치해 ‘예술인 원스톱 지원 서비스’를 강화한다.(문의 062-670-5723)
전남도는 2020년 1차 392명, 2차 934명 등 총 1326명에게 50만원씩 총 6억6300만원의 긴급 복지지원금을 지원했다. 사립박물관과 미술관에도 생활안정비로 개소당 50만원을 지원했다.
전남도 문화재단은 지난해 8월, ‘코로나 19’ 장기화에 따라 ‘전남 문화예술지원사업’ 운영기준을 완화했다. 공연과 전시·행사 개최 날짜와 장소를 상시 변경할 수 있도록 했고, 오프라인 활동이 어려운 때는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기준을 낮췄다. 또한 재단은 ‘예술인 복지서비스 플랫폼’을 개소해 60세 이상 예술인 건강검진비 지원과 예술활동 증명 대행, 예술인 생활·창작지원 대출지원 사업 등 여러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문의 061-280-5826)
◇지역 특성에 걸맞은 예술인 복지지원 절실 =지난 2011년 2월, 30대 시나리오 작가 고(故) 최고은 씨가 생활고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를 졸업한 고인은 단편영화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창작 시나리오가 영화제작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작가의 안타까운 죽음을 계기로 일명 ‘최고은 법’으로 불리는 ‘예술인 복지법’이 2011년 11월 만들어 졌고, ‘한국예술인 복지재단’(2012년 11월)이 설립됐다. 이어 2020년 12월에는 ‘예술인 고용보험’이 시행됐고, 2021년 9월에는 ‘예술인 권리 보장법’이 제정됐다.
하지만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한 일련의 복지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 예술인들은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다. 첫 절차인 ‘예술활동 증명’ 기준을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다. 또 광주 문화재단이 지난해 12월 실시한 ‘예술인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42.9%가 코로나 유행에 관계없이 예술 활동을 통해 소득을 벌어들인 적이 없다고 답한 점도 감안해야한다. 3년째에 접어든 ‘코로나 19’ 팬데믹에 대응해 지역 예술인과 지역 특성에 걸맞은 예술인 복지지원책이 절실하다.
타악연주자 K씨는 “전쟁이 아닌데도 전 세계 모든 뮤지션이 ‘함께 굶는’ 재난을 겪고 있다”면서 “지원사업 집행기관에서 어려움이 있겠지만 현실을 반영한 활동증명 심사조건을 찾고, 지원예산을 늘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늘 일상인줄 알았던 공연, 페스티벌이 제 삶에 더없이 소중한 축복이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는 요즘입니다.”(2020년 5월)
타악 연주자(percussionist) K씨는 지난 2020년부터 3년째 접어드는 ‘코로나 19’ 속에서 떠오르는 단상(斷想)을 SNS에 올리고 있다. 공연을 ‘업’(業)으로 삼는 전업 연주자인 그는 ‘코로나 19’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았다. 대부분의 공연무대가 취소됐고 그에 비례해 수입도 격감했다. 비록 현실은 엄혹하지만 SNS에는 담담하고 긍정적으로 적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한 ‘대중음악 공연분야 인력 지원사업’에 선정돼 6개월간 일정 금액을 지원받아 숨통이 조금 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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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적 감성으로 새롭게 태어난 광주시 북구 ‘문흥 지하보도’. |
대중음악, 미술 등 14개 분야 전국 예술인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예술인 55.1%가 전업 예술인이라고 응답했다. 전업예술인 중 프리랜서(자유계약자) 비율은 78.2%(2018년 76.0%)를 차지했다.
또한 2020년 한 해 동안 예술작품 발표 횟수는 3.8회로 3년 전(7.3회)보다 3.5회(48%) 감소했다. 예술인이 예술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연 수입은 평균 755만원으로 3년 전(1281만원)보다 526만원(41%)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월 100만원 미만을 벌어들인 예술인은 전체의 86.6%(2018년 72.7%)를 차지했는데 이 가운데 ‘소득 없음’이 41.3%로 2018년(28.8%)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 뉴딜 사업, ‘공공미술 프로젝트’=문화체육관광부는 코로나 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술인들을 지원하고 주민들의 문화향유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공공미술 프로젝트-우리 동네 미술’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총사업비 980억 원 규모 사업으로 전국 228개 지자체에서 동시에 추진됐다. 1930년대 대공황기(大恐慌期)에 추진됐던 미국 ‘뉴딜(New Deal·신 정책)’에 빗대 ‘문화 뉴딜’ 사업으로 불렸다.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 까지 사업을 마무리한 결과 광주·전남 각 지역에 이색적인 공공미술 작품이 선을 보였다. 광주시 공공미술 프로젝트 가운데 동구가 돋보인다. 대부분의 지자체 프로젝트가 벽화그리기와 조형물 설치에 집중된 반면 동구는 동명동의 고택(古宅)을 사업대상지로 정했다. 지난 1월 새롭게 문을 연 ‘동구 인문학당’은 68년의 연륜을 보여주는 본채와 신축한 공간내 ‘인문관’과 ‘공유부엌’으로 구성돼 있다. 영화인 조대영 씨가 프로그램 디렉터로 참여하고 있는 ‘인문관’에서는 앞으로 저자 북토크와 도서전 등 다채로운 인문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업비 91억원이 투입된 전남도 공공미술 프로젝트에는 830여명의 지역예술인이 참여했다. 사업 추진 결과 영암군 ‘월출산 아트 브릿지-걷go, 보go, 놀go’(왕인박사 유적지 일대)와 여수시 ‘섬섬여수 낭도 갱번 미술길’(낭도) 등 다채로운 공공미술 작품이 조성됐다.
◇광주시·전남도, 예술인 긴급 생활안정자금 지원=광주시는 ‘제12차 민생안정 대책’의 하나로 2021년 상반기에 729명, 하반기에 1351명 등 지역예술인 2080명에게 50만원씩 총 10억4000만원의 긴급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19’로 예술 활동이 중단돼 피해를 입은 지역예술인을 돕기 위함이었다.
광주 문화재단 또한 ▲코로나 19극복 예술배너 사업-‘300, 소리 없는 아우성’(2019년 6월) ▲‘문화예술 공연·전시 온라인 예술극장 운영사업’ 공모(2020년 8월) ▲‘2020 온라인미디어 예술활동 지원사업’ 공모(2020년 9월)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특히 재단은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을 전담해 지원하는 ‘예술인 보둠·소통센터’를 지난해 1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올해 예술복지팀을 신설·배치해 ‘예술인 원스톱 지원 서비스’를 강화한다.(문의 062-670-5723)
전남도는 2020년 1차 392명, 2차 934명 등 총 1326명에게 50만원씩 총 6억6300만원의 긴급 복지지원금을 지원했다. 사립박물관과 미술관에도 생활안정비로 개소당 50만원을 지원했다.
전남도 문화재단은 지난해 8월, ‘코로나 19’ 장기화에 따라 ‘전남 문화예술지원사업’ 운영기준을 완화했다. 공연과 전시·행사 개최 날짜와 장소를 상시 변경할 수 있도록 했고, 오프라인 활동이 어려운 때는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기준을 낮췄다. 또한 재단은 ‘예술인 복지서비스 플랫폼’을 개소해 60세 이상 예술인 건강검진비 지원과 예술활동 증명 대행, 예술인 생활·창작지원 대출지원 사업 등 여러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문의 061-280-5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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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암 예술인들이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선보인 ‘월출산 아트빌리지’. |
젊은 작가의 안타까운 죽음을 계기로 일명 ‘최고은 법’으로 불리는 ‘예술인 복지법’이 2011년 11월 만들어 졌고, ‘한국예술인 복지재단’(2012년 11월)이 설립됐다. 이어 2020년 12월에는 ‘예술인 고용보험’이 시행됐고, 2021년 9월에는 ‘예술인 권리 보장법’이 제정됐다.
하지만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한 일련의 복지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 예술인들은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다. 첫 절차인 ‘예술활동 증명’ 기준을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다. 또 광주 문화재단이 지난해 12월 실시한 ‘예술인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42.9%가 코로나 유행에 관계없이 예술 활동을 통해 소득을 벌어들인 적이 없다고 답한 점도 감안해야한다. 3년째에 접어든 ‘코로나 19’ 팬데믹에 대응해 지역 예술인과 지역 특성에 걸맞은 예술인 복지지원책이 절실하다.
타악연주자 K씨는 “전쟁이 아닌데도 전 세계 모든 뮤지션이 ‘함께 굶는’ 재난을 겪고 있다”면서 “지원사업 집행기관에서 어려움이 있겠지만 현실을 반영한 활동증명 심사조건을 찾고, 지원예산을 늘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