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한다는 것-이호준 시인
2022년 02월 17일(목) 04:00 가가
“아저씨는 누군데 주차 단속을 해요?”
“저 차도 위반인데 왜 저한테만 그래요?”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옷도 잘 차려 입은 여성은 주차 위반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눈꼬리를 세우며 항변한다. 그녀의 목소리에서 팽팽히 버티는 힘이 느껴진다. 그녀의 가시 돋친 말이 날카롭다. 그녀는 내가 사는 마을 입구 두 줄 황색 선에 주차를 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곳에 있던 내가 주차 위반 사항을 지적한 것이다.
“저 뒤쪽에 몇 미터만 더 가면 흰색 선이 있으니 거기에 주차하세요.”
“여기 주차하시면 신고당합니다.”
내가 사는 마을은 도심 속에 위치해 있지만 70여 세대가 모여 사는 단독 주택 단지다. 시골처럼 조용하고 아담한 마을이다. 마을의 출입구가 한 곳으로 한정되어 있어서 출입구 쪽의 교통이 빈번하다. 입구에 주차된 차량이 있으면 시야가 가려 좌측에서 오는 차를 못 볼 수 있으므로 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나는 가끔 주차 안내를 한다.
주차 위반은 탐(貪: 욕심)이요, 화를 내는 것은 진(瞋)이요, 자기의 잘못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치(癡: 어리석음)이다. 탐진치(貪瞋癡)는 불가(佛家)에서도 열반에 이르는 것에 방해가 되므로 이 삼독(三毒)을 멀리하라 가르친다. 비단 불가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그 여성은 자기의 주차 위반 사항을 인정하지 않고, 다른 차의 위반 사실을 지적하여 같이 끌고 들어가려 한 것이다. 누구라도 자기의 잘못을 인정한다면 모든 일은 순리대로 흘러갈 텐데 그렇지 못해 참 많이 아쉽다. 알량한 한 줌의 자존심 때문에 아름다운 하루를 스스로가 짓밟아 버린다. 배려 없는 언행을 연출하는 하찮은 자존심은 우리 모두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접인춘풍(接人春風) 임기추상(臨己秋霜)’ 채근담의 문구다. ‘다른 사람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릿발처럼 엄격하게 대하라’는 의미다.
이와 비슷한 뜻으로 공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소인은 늘 남을 탓하고, 군자는 자기의 잘못을 먼저 생각한다.” “자기가 하기 싫어하는 것은 남에게도 하게 하지 말라.”
‘명심보감’에도 이런 구절이 있다. “남이 나를 소중히 여기기를 바란다면 먼저 나 자신이 남을 소중히 여겨라.” 성경에도 이런 말씀이 있다.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마태복음 7:12)
‘상대를 인정하라’는 말은 협상에 있어서 상대에게 유리한 감정을 이끌어내는 만능 지침이다. 협상을 할 때 서로 인정해 주면 훨씬 더 현명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 상대가 당신을 인정하는 여부와 관계없이 당신이 먼저 상대를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 말이다.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는 사람은 불필요한 행위를 하지 않는다. 쓸데없는 소리를 안 하면 싸울 일이 없다. 항상 자기 목소리에 집중하자. 무가치한 것에 기운 빼며 살기에는 우리의 인생은 너무나 짧다. 자신의 잘못을 먼저 인정한다는 것은 내 삶을 긍정적으로 나아가게 하는 첫걸음과 같다. 인정을 하면 보이지 않는 내면의 힘이 내 삶을 밝게 깨우고 그 밝음이 우리를 성숙하게 만든다.
코로나19에 오미크론 확산까지 겹쳐 국민들은 지칠 대로 지쳐 있다. 여야의 대통령 후보들은 그런 국민들을 위로하기는커녕 서로 자기만 잘났다고 남의 약점만 꼬집고 있다.
대통령 후보를 포함하여 우리 국민들이 자신과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배려함으로써 더욱 품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로 대한민국이 더욱 품격 높은 나라로 도약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 차도 위반인데 왜 저한테만 그래요?”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옷도 잘 차려 입은 여성은 주차 위반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눈꼬리를 세우며 항변한다. 그녀의 목소리에서 팽팽히 버티는 힘이 느껴진다. 그녀의 가시 돋친 말이 날카롭다. 그녀는 내가 사는 마을 입구 두 줄 황색 선에 주차를 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곳에 있던 내가 주차 위반 사항을 지적한 것이다.
“여기 주차하시면 신고당합니다.”
내가 사는 마을은 도심 속에 위치해 있지만 70여 세대가 모여 사는 단독 주택 단지다. 시골처럼 조용하고 아담한 마을이다. 마을의 출입구가 한 곳으로 한정되어 있어서 출입구 쪽의 교통이 빈번하다. 입구에 주차된 차량이 있으면 시야가 가려 좌측에서 오는 차를 못 볼 수 있으므로 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나는 가끔 주차 안내를 한다.
‘접인춘풍(接人春風) 임기추상(臨己秋霜)’ 채근담의 문구다. ‘다른 사람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릿발처럼 엄격하게 대하라’는 의미다.
이와 비슷한 뜻으로 공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소인은 늘 남을 탓하고, 군자는 자기의 잘못을 먼저 생각한다.” “자기가 하기 싫어하는 것은 남에게도 하게 하지 말라.”
‘명심보감’에도 이런 구절이 있다. “남이 나를 소중히 여기기를 바란다면 먼저 나 자신이 남을 소중히 여겨라.” 성경에도 이런 말씀이 있다.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마태복음 7:12)
‘상대를 인정하라’는 말은 협상에 있어서 상대에게 유리한 감정을 이끌어내는 만능 지침이다. 협상을 할 때 서로 인정해 주면 훨씬 더 현명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 상대가 당신을 인정하는 여부와 관계없이 당신이 먼저 상대를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 말이다.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는 사람은 불필요한 행위를 하지 않는다. 쓸데없는 소리를 안 하면 싸울 일이 없다. 항상 자기 목소리에 집중하자. 무가치한 것에 기운 빼며 살기에는 우리의 인생은 너무나 짧다. 자신의 잘못을 먼저 인정한다는 것은 내 삶을 긍정적으로 나아가게 하는 첫걸음과 같다. 인정을 하면 보이지 않는 내면의 힘이 내 삶을 밝게 깨우고 그 밝음이 우리를 성숙하게 만든다.
코로나19에 오미크론 확산까지 겹쳐 국민들은 지칠 대로 지쳐 있다. 여야의 대통령 후보들은 그런 국민들을 위로하기는커녕 서로 자기만 잘났다고 남의 약점만 꼬집고 있다.
대통령 후보를 포함하여 우리 국민들이 자신과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배려함으로써 더욱 품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로 대한민국이 더욱 품격 높은 나라로 도약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