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후보자를 뽑을 것인가-강순후 광주시선관위 상임위원
2022년 01월 26일(수) 01:00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종전 대선과는 달리 후보자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었지만 다행스럽게도 SNS·유튜브·메타버스 등 비대면 방식의 선거 운동이 활성화되면서 우리는 약간의 수고만으로도 후보자와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 위기, 4차 산업혁명, 일자리 부족, 젠더 및 세대 간 이슈, 기본 소득 논쟁, 인구 절벽과 기후 변화 등 굵직한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럼에도 정책 경쟁은 없고 네거티브 공방만 난무하는 깜깜이 선거라는 보도가 신문을 장식하고 있고, 이로 인해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후보자 비호감도가 높아 찍을 사람을 결정하지 못한 선거인의 비율도 매우 높다고 한다.

일반적인 후보자의 선택 기준은 인물, 능력, 정책, 소속 정당, 정치 이념, 도덕성과 연고 등 매우 다양하다 할 수 있다. 독일의 유명한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자신의 저서 ‘소명으로서의 정치’에서 정치인이 갖춰야 할 세 가지 요소로 열정, 책임감, 균형적 판단을 지목했다. 정치인은 열정만 있고 책임이 없어서도 안 되고, 자기가 생각하는 정치적 이념과 신념만 고집해서는 안 되며 주어진 환경, 반대 의견 등 현실 여건도 고려하여 균형 있는 결정을 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정치인이 가져야 할 소명 의식은 내면적 신념 윤리와 현실에서 실천해야 하는 책임 윤리가 공존해야 한다고도 하였다.

따라서 정치인은 신념 윤리와 책임 윤리라는 이질성을 통합할 수 있는 매우 절제된 균형 감각과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정치인이 가져야 할 소명 의식은 왜 정치를 하려 하는지는 물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목적과 방법이 무엇이고 그것이 얼마나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답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도 여러 후보들이 국가의 거대 담론에서부터 생활 밀착형 정책까지 다양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우리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선거 기간이 되면 후보자의 인물 정보와 정책을 홈페이지를 통하여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학력, 경력, 전과, 재산 신고액, 병역 이행 여부, 납세 실적과 체납 여부 등 후보자의 인물 정보를 상세하게 제공하고 있으며,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의 ‘정책·공약마당’에서는 정당의 정책과 후보자의 선거 공약 등 정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각 가정에는 후보자의 선거 공보를 발송하고,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TV 토론회를 2월 21일부터 3회에 걸쳐 방송하여 유권자의 선택을 도울 예정이다.

이번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는 많은 유권자들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후보자 인물 정보와 정책·공약을 잘 살펴보고 선거 방송 토론을 통하여 후보자의 자질과 공약을 꼼꼼하게 비교 분석한 후에 투표에 참여하였으면 한다.

정책 선거의 대척점에서 항상 문제가 되어왔던 것이 후보자 비방, 허위 사실 유포와 같은 네거티브 행위이다. 네거티브 선거 운동은 결국 선거 문화를 후퇴시키고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을 방해해 선거의 결과까지 왜곡시키게 된다. 집단 간 갈등이 격화되어 화합을 저해하고 그로 인해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후보자 비방, 허위 사실 유포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거의 모든 주체는 각별히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그 나라의 정치 수준은 그 정치인을 선택하는 유권자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하였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국가적으로 경험하지 못하였던 어려운 과제를 풀어야 하는 중요한 선거이다. 많은 국민들의 참여 속에 공정한 선거 운동과 정책 경쟁 과정을 통하여 진정한 소명 의식이 있는 지도자가 선출되었으면 한다. 그리하여 우리가 당면한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아가 민주주의가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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