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누리는 삶터, 도시 디자인이 바꾼다
2022년 01월 03일(월) 06:00 가가
<1> 도시비전이 행복도시를 만든다
사회적 관계 만드는 통합도시 필요
공동체적 삶 확장…개인행복 접근
노령사회 문제 해결 적극 나서야
자동차 친화형 도시 다시 생각을
창조적 아이디어, 시민 위한 도시
자치단체장 획기적 비전 필요
사회적 관계 만드는 통합도시 필요
공동체적 삶 확장…개인행복 접근
노령사회 문제 해결 적극 나서야
자동차 친화형 도시 다시 생각을
창조적 아이디어, 시민 위한 도시
자치단체장 획기적 비전 필요
행복한 삶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가 바로 ‘공간’이다. 연중 시리즈 ‘행복해지려면 건축과 도시를 바꿔라’는 도시와 건축이 행복한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행복한 삶을 위해 도시와 건축은 어떻게 변화해야하는 지 탐구해 보는 기획이다.
이번 시리즈에는 ‘행복도시’ 총괄계획가를 역임한 김기호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장지영 일본 치바대학 교수 등 도시와 건축 관련 교수, 연구원, 건축가 등 광주·전남을 비롯한 국내외 40여명의 전문가들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시리즈에서 다루는 주제는 다채롭다. 보행도시, 스마트 도시, 공동체 삶, 교통문제, 공공 건축, 도시와 광장, 안전도시, 사회복지로의 건축 등 삶과 밀접한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또 한옥, 작은 집, 친환경 주택 등 우리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에 대한 다양한 사례도 소개한다. 40여회에 걸쳐 연재되는 내용은 오는 2023년 책으로 출간된다.
# 분리와 개별성을 바탕으로 한 분업형 도시
우리 도시들은 인구증가와 고용증대를 기대하면서 시가지 면적을 크게 넓힌 분산·확산형 도시다. 거리개념을 시간개념으로 바꾼 자동차를 앞세워 개발한 자동차 친화형 도시이기도 하다. 도시계획은 토지이용 계획만을 수립하고, 건축 등은 자동차 생산처럼 분업 형태로 진행, 도시는 이를 조합하기만 했다. 건축은 그간 지지하던 전통을 장애물로 인식해 폐기하고, 신속하게 건축되는 성냥갑형 건물을 통해 분업형 도시를 뒷받침해왔다. 특히 아파트는 경제적 합리성을 위해 규모별, 소유형태별로 주동을 배치하고 주호를 획일화해 신속한 도시개발을 지원했다.
근래에는 불도저를 앞세워 재개발사업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주택, 골목길 등이 지지하는 누적적 다양성 마을을 없애고 도시 속에 또 하나의 폐쇄적인 표층적 획일성 도시를 만들고 있다. 고층 아파트형의 용적률을 바꿔주고, 골목길 등을 없애주는 등 단군 이래 최대 특혜사업에도 도시공헌에는 소홀히 하면서 당당하다. 반면 재정착을 하지 못하는 경제적 약자들은 더 열악한 곳으로 밀려나 거주가 경제적·수준별로 공간화 되고 있다. 무주택자들에게 저렴하게 공급되어야 할 아파트는 부자들을 더 부자가 되게 만드는 요술방망이 역할을 하는 중이다. 도시는 토지가치를 상승시킨 경제적 승자들의 것이 되고 있지만, 불평등 해소가 책무인 정치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개발이 번영과 경제적 이득의 상징이 되면서 시간 문화마저 없애왔는데, 광주의 경우 태봉산을 헐어 경양방죽을 매립하고 시청사를 지었다. 소하천들을 복개, 도로로 사용중이고 광주천 일부를 덮어 시장으로 만들었다. 일제강점기에는 광주읍성, 객사와 동헌 등이, 해방 이후에는 광주세무 감독국, 광주면사무소 등이 사라졌다. 최근에는 긴 역사의 학교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차장이 되는 등 역사적 환경 문화가 없는 문화도시가 되고 있다. 이런 도시가 좋은 도시일까? 이런 도시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
# 개인행복은 도시행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도시공간은 다양한 사람들이 고밀도로 모여 상호적 인간관계를 맺으며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는 장소다. 행복도시 주창자인 찰스 몽고메리 등은 인간관계가 충만하고 이웃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크면 생활만족도가 높고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고 했다. 사회적 신뢰는 수입보다 더 생활만족도에 영향을 주며, 이는 개인행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신뢰는 붕괴된 혈연가족을 사회가족이 되게 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한데, 우리 도시들은 그러지 못해왔다.
도시학자 제인 제이콥스가 “근대도시 사조가 만든 도시는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 것도 이와 맥을 함께 한다. 도시사(史)를 보면 도시는 늘 변화동인이 있어 왔고, 이의 대응방식인 도시비전이 도시번영과 쇠퇴를 결정해왔다.
옥스퍼드대학 데이비드 콜먼교수는 한국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OECD가 고령사회에 대비해 대중교통 시설의 개선을 권고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확산형 도시를 그대로 두면 자동차의 도시지배는 더 강화되면서 고령자 등의 도시생활은 활력적이지 못하게 된다. 도시기반시설 이용감소로 인해 거리의 질저하, 방범과 방재악화는 물론 도심 쇠퇴도 지속된다. 따라서 외곽지역의 개발억제와 함께 도시공간구조를 축소지향형으로 재편하고 이를 거점으로 하는 도심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
특히 도시확산의 선봉장인 자동차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덴마크 왕립아카데미 건축학과 얀켈교수의 “도로면적을 넓히면 자동차들이 더 많이 다니고, 자전거도로와 보행로를 더 넓히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공공공간으로 나온다”는 말을 새길 필요가 있다.
기능별 분리 방식에서 벗어나 사회적 관계를 만드는 통합으로의 변화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50%가 넘는 노인인구가 스스로 벌어 생계를 유지하고, 원룸 등에서 생활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이는 삶을 고립화시키면서 고독으로 이어진다. 고령자 등에 대한 우대도 좋지만 공유적 환경구축을 통해 활력있는 삶의 문화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도쿄 부근의 소규모 노인시설 ‘유이마루 이기와다니’는 다양한 규모와 형태의 주호를 만들어 세대나 건강상태, 가치관 등이 서로 다른 거주자들이 함께 거주하도록 하고 있다. 1층에는 외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식당, 단기 거주자 등을 위한 공간이 있고 건강을 체크하는 스텝진도 상주한다. 와카와시 주택공급공사와 민간병원이 계획한 ‘비바스니 신마치’는 요양 병상을 갖춘 병원과 고령자의 임대주택, 일반주택 등이 어우러진 복합시설이다. 공용공간을 배치해 거주자 회합은 물론 지역 주민들도 이용하고 있는데, 이는 통합을 통해 개인행복에 접근하는 좋은 예다. 우리의 요양병원과 비교하면 시사점이 많다.
# 도시행복은 도시비전이 만든다.
우리도시들이 산업적·기능적 합리성을 금과옥조처럼 중시하는 동안 세계에는 도시행복의 비전을 실행하는 도시들도 많았다. 1990년대 세계 최초로 저상 차량을 도입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가 도심의 자동차 출입을 금지하고, LRT(light railway transit)를 도입할 때였다. 도시상인들은 고객감소를 우려, 모든수단을 동원해 격렬한 반대운동을 전개했다. 당시 시장은 수익감소액의 전액을 보존하겠다며 시민들을 설득했다. LRT를 도시계획과 연계해 사람과 자동차 라인에 따라 움직이게 했고, 보행자 공간정비, 자전거주행의 편리성 향상, 녹지공간 확충도 함께 진행했다. 도심에 자동차 대신 LRT가 들어오면서 쇼핑이나 식사, 교류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상점수입도 늘어났다.
2002년 일본 도아먀 시장으로 취임한 모리 마시사는 인구감소와 함께 고령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자동차도시로는 성장할 수 없다며 트램 등을 도입하고 도시적 시설배치를 통해 집약형 도시를 구축, 도시확대를 억제했다.
파리는 도로가 좁고 주차장 찾기가 힘든 도시로도 유명하다. 근래 재선한 안 이달고 시장은 오히려 주요도로를 보행공간으로 만들고, 6만여개 주차장을 없애고, 자전거 통행을 대폭 늘리는 ‘15분도시’를 선언했다, 이런 내용은 근래 서울 시장선거에서 공약이 되기도 했고, 부산시장은 이의 실현을 선언했다. 도시비전을 실현하는 도시의 공통점으로는 도심과 주요거리의 자동차 진입 금지, 도시외곽 확장 억제, 차도 축소와 인도 확장, 역사자원의 보존과 활용, 공공공간 확대 등을 들 수 있다. 쉽지않은 일이지만, 도시가 가야할 길이다.
유독가스를 내뿜는 제련소가 있고 산업 폐기물의 무해처리 장소로 지정된 ‘회색 섬’이 세계적 ‘예술섬’으로 변신한 나오시마, 소멸경고에 대응해 섬 마다의 특질을 살려 창조적 활력을 갖는 섬을 구상, 그 중 퍼플섬이 UN 세계관광기구가 선정한 최우수 관광마을이 된 신안은 또 다른 형태의 비전 실행 사례다.
#도시비전은 지자체장에게서 나온다.
우리가 행복도시라고 부르는 도시들에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내거나 제안을 받아들여 실행하는 시장들이 있다. 요코하마가 대표적이다. 1854년 100여가구에서 지금은 370여만명에 이르는 대도시로 성장한 요코하마는 한때 도코의 충실한 베드타운에 불과했다. 지금은 세계적인 도시로 평가 받고 있는데, 여기에는 비전있는 시장들의 공헌이 있었다. 1960년대 도시를 경영한 아스카타 이치오 시장은 일본 최초의 도시디자인실을 만드는 등 다양한 창조적 문화행정을 전개, ‘아이디어 시장’으로 불렸다. 공무원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창조적 토론을 하고 시민을 위해 일하자는 마인드를 갖게 한 시장으로도 평가되는 그는 요코하마의 기틀을 만들었다.
이후 두명의 시장이 거쳐가면서 시민을 위해 일하자는 탈관료주의 개혁 마인드 등이 사라지고 보통시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02년 취임한 37세의 니카다 시장은 ‘민간 힘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요코하마 실현, 비성장·비확장 시대에 대응하는 행정전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종합적 문화행정을 진행, 활력있는 도시로 재생시켰다. 시장의 도시비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 사례다.
콜롬비아 보고타 엘리케 페날로 시장은 “시민을 존중하는 도시만이 시민들에게 존중받을 수 있다. 시민들이 소외당하지 않고 평등하다고 느끼고, 풍요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도시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시민들이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영위하려면 먼저 시장들이 갖고있는 도시생각을 바꾸어야 한다”고 했다. 도시비전은 지자체장에게서 나온다는 의미다.
아직도 많은 도시들이 자동차의 도시지배를 강화하고, 외곽지역을 확장하면서 20세기 도시를 만드는 현존주의에 충실하고 있다. 행복을 위해서는 여기에서 벗어난 획기적인 비전이 필요하다.
/조용준
조선대 명예교수 전 광주도시공사사장, 전 광주재생 마스터
시리즈에서 다루는 주제는 다채롭다. 보행도시, 스마트 도시, 공동체 삶, 교통문제, 공공 건축, 도시와 광장, 안전도시, 사회복지로의 건축 등 삶과 밀접한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또 한옥, 작은 집, 친환경 주택 등 우리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에 대한 다양한 사례도 소개한다. 40여회에 걸쳐 연재되는 내용은 오는 2023년 책으로 출간된다.
우리 도시들은 인구증가와 고용증대를 기대하면서 시가지 면적을 크게 넓힌 분산·확산형 도시다. 거리개념을 시간개념으로 바꾼 자동차를 앞세워 개발한 자동차 친화형 도시이기도 하다. 도시계획은 토지이용 계획만을 수립하고, 건축 등은 자동차 생산처럼 분업 형태로 진행, 도시는 이를 조합하기만 했다. 건축은 그간 지지하던 전통을 장애물로 인식해 폐기하고, 신속하게 건축되는 성냥갑형 건물을 통해 분업형 도시를 뒷받침해왔다. 특히 아파트는 경제적 합리성을 위해 규모별, 소유형태별로 주동을 배치하고 주호를 획일화해 신속한 도시개발을 지원했다.
개발이 번영과 경제적 이득의 상징이 되면서 시간 문화마저 없애왔는데, 광주의 경우 태봉산을 헐어 경양방죽을 매립하고 시청사를 지었다. 소하천들을 복개, 도로로 사용중이고 광주천 일부를 덮어 시장으로 만들었다. 일제강점기에는 광주읍성, 객사와 동헌 등이, 해방 이후에는 광주세무 감독국, 광주면사무소 등이 사라졌다. 최근에는 긴 역사의 학교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차장이 되는 등 역사적 환경 문화가 없는 문화도시가 되고 있다. 이런 도시가 좋은 도시일까? 이런 도시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
# 개인행복은 도시행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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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은 사회적 연결을 높이는 대중수단이다. |
도시학자 제인 제이콥스가 “근대도시 사조가 만든 도시는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 것도 이와 맥을 함께 한다. 도시사(史)를 보면 도시는 늘 변화동인이 있어 왔고, 이의 대응방식인 도시비전이 도시번영과 쇠퇴를 결정해왔다.
옥스퍼드대학 데이비드 콜먼교수는 한국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OECD가 고령사회에 대비해 대중교통 시설의 개선을 권고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확산형 도시를 그대로 두면 자동차의 도시지배는 더 강화되면서 고령자 등의 도시생활은 활력적이지 못하게 된다. 도시기반시설 이용감소로 인해 거리의 질저하, 방범과 방재악화는 물론 도심 쇠퇴도 지속된다. 따라서 외곽지역의 개발억제와 함께 도시공간구조를 축소지향형으로 재편하고 이를 거점으로 하는 도심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
특히 도시확산의 선봉장인 자동차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덴마크 왕립아카데미 건축학과 얀켈교수의 “도로면적을 넓히면 자동차들이 더 많이 다니고, 자전거도로와 보행로를 더 넓히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공공공간으로 나온다”는 말을 새길 필요가 있다.
기능별 분리 방식에서 벗어나 사회적 관계를 만드는 통합으로의 변화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50%가 넘는 노인인구가 스스로 벌어 생계를 유지하고, 원룸 등에서 생활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이는 삶을 고립화시키면서 고독으로 이어진다. 고령자 등에 대한 우대도 좋지만 공유적 환경구축을 통해 활력있는 삶의 문화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도쿄 부근의 소규모 노인시설 ‘유이마루 이기와다니’는 다양한 규모와 형태의 주호를 만들어 세대나 건강상태, 가치관 등이 서로 다른 거주자들이 함께 거주하도록 하고 있다. 1층에는 외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식당, 단기 거주자 등을 위한 공간이 있고 건강을 체크하는 스텝진도 상주한다. 와카와시 주택공급공사와 민간병원이 계획한 ‘비바스니 신마치’는 요양 병상을 갖춘 병원과 고령자의 임대주택, 일반주택 등이 어우러진 복합시설이다. 공용공간을 배치해 거주자 회합은 물론 지역 주민들도 이용하고 있는데, 이는 통합을 통해 개인행복에 접근하는 좋은 예다. 우리의 요양병원과 비교하면 시사점이 많다.
# 도시행복은 도시비전이 만든다.
우리도시들이 산업적·기능적 합리성을 금과옥조처럼 중시하는 동안 세계에는 도시행복의 비전을 실행하는 도시들도 많았다. 1990년대 세계 최초로 저상 차량을 도입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가 도심의 자동차 출입을 금지하고, LRT(light railway transit)를 도입할 때였다. 도시상인들은 고객감소를 우려, 모든수단을 동원해 격렬한 반대운동을 전개했다. 당시 시장은 수익감소액의 전액을 보존하겠다며 시민들을 설득했다. LRT를 도시계획과 연계해 사람과 자동차 라인에 따라 움직이게 했고, 보행자 공간정비, 자전거주행의 편리성 향상, 녹지공간 확충도 함께 진행했다. 도심에 자동차 대신 LRT가 들어오면서 쇼핑이나 식사, 교류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상점수입도 늘어났다.
2002년 일본 도아먀 시장으로 취임한 모리 마시사는 인구감소와 함께 고령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자동차도시로는 성장할 수 없다며 트램 등을 도입하고 도시적 시설배치를 통해 집약형 도시를 구축, 도시확대를 억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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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안 이달고 시장이 주장한 ‘15분 도시’를 보여주는 일러스트. |
유독가스를 내뿜는 제련소가 있고 산업 폐기물의 무해처리 장소로 지정된 ‘회색 섬’이 세계적 ‘예술섬’으로 변신한 나오시마, 소멸경고에 대응해 섬 마다의 특질을 살려 창조적 활력을 갖는 섬을 구상, 그 중 퍼플섬이 UN 세계관광기구가 선정한 최우수 관광마을이 된 신안은 또 다른 형태의 비전 실행 사례다.
#도시비전은 지자체장에게서 나온다.
우리가 행복도시라고 부르는 도시들에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내거나 제안을 받아들여 실행하는 시장들이 있다. 요코하마가 대표적이다. 1854년 100여가구에서 지금은 370여만명에 이르는 대도시로 성장한 요코하마는 한때 도코의 충실한 베드타운에 불과했다. 지금은 세계적인 도시로 평가 받고 있는데, 여기에는 비전있는 시장들의 공헌이 있었다. 1960년대 도시를 경영한 아스카타 이치오 시장은 일본 최초의 도시디자인실을 만드는 등 다양한 창조적 문화행정을 전개, ‘아이디어 시장’으로 불렸다. 공무원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창조적 토론을 하고 시민을 위해 일하자는 마인드를 갖게 한 시장으로도 평가되는 그는 요코하마의 기틀을 만들었다.
이후 두명의 시장이 거쳐가면서 시민을 위해 일하자는 탈관료주의 개혁 마인드 등이 사라지고 보통시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02년 취임한 37세의 니카다 시장은 ‘민간 힘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요코하마 실현, 비성장·비확장 시대에 대응하는 행정전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종합적 문화행정을 진행, 활력있는 도시로 재생시켰다. 시장의 도시비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 사례다.
콜롬비아 보고타 엘리케 페날로 시장은 “시민을 존중하는 도시만이 시민들에게 존중받을 수 있다. 시민들이 소외당하지 않고 평등하다고 느끼고, 풍요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도시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시민들이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영위하려면 먼저 시장들이 갖고있는 도시생각을 바꾸어야 한다”고 했다. 도시비전은 지자체장에게서 나온다는 의미다.
아직도 많은 도시들이 자동차의 도시지배를 강화하고, 외곽지역을 확장하면서 20세기 도시를 만드는 현존주의에 충실하고 있다. 행복을 위해서는 여기에서 벗어난 획기적인 비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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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 |
/조용준
조선대 명예교수 전 광주도시공사사장, 전 광주재생 마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