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과 2022년-김하림 조선대 중국어문화학과 명예교수
2022년 01월 02일(일) 22:30 가가
검은 호랑이 띠라는 올해도 코로나의 위력은 지속될 듯하다. 희망과 기대 속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우려와 불안 속에서 새해를 맞이해야 하는 오늘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삼 년차에 접어드는 셈이니 이제 코로나는 우리의 삶과 일상에 깊숙이 들어왔다. 세계는 코로나 이전(Before Corona)과 이후(After Corona)로 구분될 것이고, 백신과 치료제가 널리 보급되어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난다 하더라도, 인류의 사고와 행동양태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예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전통적인 제조업이나 대면 중심의 서비스업은 침체 상태로 접어들었고, 디지털에 기반한 비대면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는 팬데믹 현상이 인류의 생활 방식이나 경제 활동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문명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편으로 2022년은 한국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해이다. 5년 임기의 대통령 선거와 4년 임기의 자치단체장 선거가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코로나 방역과 극복, 경제 정상화가 시급한 과제이지만, 향후 5년 및 그 이후에 한국 사회가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올해이다. 즉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떤 미래를 만들어 나갈 것이고, 후세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줄 것인가를 절실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안되는 전환적, 전복적 시대정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자기 봉쇄와 자기 단절을 자발적으로 수행하고, 감시와 통제를 수용하고, 차단과 봉쇄가 강제적으로 진행되어도 이를 집단적으로 감내하는 현상을 노정했다. 이러한 시대를 거치면서 인간이 어떻게 바뀌어 가는가를 현재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민주주의적 집단 주체와 시민의식의 강화를 기반으로 했던 공동체 담론은 이제 그 영향력이 극히 축소돼 버리고 말았다. 이 점은 ‘민주와 연대’를 시민의식의 가치로 인식하고 이를 제일 선두에서 추구하고 실천해 온 ‘광주’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국가주의가 강화되고, 전체주의적 감시 국가가 당연시되는 현 상황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광주는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가를 여타 도시나 시민, 타 국가에서 주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질병과 의료 차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 능동적 생명 정치와 새로운 개인적·집단적 도덕 윤리를 어떻게 형성해나가고 있는가를 묻고 있는 것이다.
문제를 지역 차원으로 국한한다고 해도, 지역의 리더십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창조적으로 대응하고 있지 못하다.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하겠다고 하는 논의들 속에도 이러한 창조적 대응은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면 국가간 경제력 차이로 인한 백신 접종의 불평등은 국가 간 차이를 더 크게 노정했는데, 오미크론 같은 변이종이 이러한 차이를 무력화시켜 버린 점이 그러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팬데믹이란 무엇인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접종률이 낮은 국가에서 발생한 변이종이 접종률이 높은 국가의 방어벽을 무너뜨리는 전복적 현상을 자아냈기 때문이다. 또한 팬데믹 현상은 우리 사회에 일종의 맹신과 편향을 뿌리내리게 하고 있다. 이성과 과학 정신 보다는 맹목적 불신 현상과 폐쇄적 비밀주의에 기반한 소집단주의가 팽창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은 우리에게 다시금 자유와 평등을 토대와 매개로 하여 새로운 연대와 박애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으며, 인류가 오랜 고통과 진화 속에 달성한 가치들이 부정되는 현 상황을 향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 모두들 가까운 시일 안에 코로나의 위협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하고 또 믿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새로운 창조적 리더십을 2022년은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국가간 경제력 차이로 인한 백신 접종의 불평등은 국가 간 차이를 더 크게 노정했는데, 오미크론 같은 변이종이 이러한 차이를 무력화시켜 버린 점이 그러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팬데믹이란 무엇인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접종률이 낮은 국가에서 발생한 변이종이 접종률이 높은 국가의 방어벽을 무너뜨리는 전복적 현상을 자아냈기 때문이다. 또한 팬데믹 현상은 우리 사회에 일종의 맹신과 편향을 뿌리내리게 하고 있다. 이성과 과학 정신 보다는 맹목적 불신 현상과 폐쇄적 비밀주의에 기반한 소집단주의가 팽창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은 우리에게 다시금 자유와 평등을 토대와 매개로 하여 새로운 연대와 박애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으며, 인류가 오랜 고통과 진화 속에 달성한 가치들이 부정되는 현 상황을 향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 모두들 가까운 시일 안에 코로나의 위협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하고 또 믿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새로운 창조적 리더십을 2022년은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