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壬寅年) 새해, 일상 회복을 꿈꾸며-박안수 말뫼아카데미 원장·경제학 박사
2021년 12월 27일(월) 23:30
대학 교수들이 올해 우리 사회를 풍자한 사자성어로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묘서동처’(猫鼠同處)를 선정했다. LH사태와 정치권의 갈등, 부동산 문제, 대장동 의혹과 화천대유 등 도둑을 잡아야 할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된 것을 비판하는 뜻이 담겨 있다. 아울러 사람과 말이 모두 지쳐 피곤하다는 ‘인곤마핍’(人困馬乏)와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를 이르는 ‘이전투구’(泥田鬪狗)도 많이 회자되고 있다.

대학 교수들이 세태를 풍자했다면 국민은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고진감래’(苦盡甘來)를 새해 소망으로 첫 손 꼽았다. 임인년(壬寅年)에는 호랑이의 기세로 코로나를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그만큼 코로나로 인한 고통의 터널은 길고 깊었다.

하지만, 코로나 변종이 창궐하면서 또다시 전 세계가 힘들어 하고 좀처럼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코로나 블루에 지쳐가고 있고 특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아르바이트를 포함한 비정규직, 농·어업인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숙고 끝에 정부에서는 지난 11월 ‘위드(With) 코로나’로 다소나마 일상으로의 회복 정책을 펼쳤으나, 신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또다시 강도 높은 거리 두기를 시행하게 되었다.

암울하게도 코로나 팬데믹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렵고 코로나가 종식되는 포스트(Post) 코로나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코로나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 국민 모두 3차 접종인 부스터샷을 맞고 기본 수칙인 거리 두기와 철저한 개인 방역을 준수해야 한다. 고통을 감내하되, 상황이 호전될 때 위드 코로나를 모색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기본과 원칙을 지킴으로써 코로나에 맞서는 것 만이 코로나 터널을 빠져 나오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새해에는 이를 통해 코로나를 극복하는 원년이 됐으면 한다.

내년에는 주지하다시피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 현재의 대선 지지율은 집권 여당과 유력 야당 후보의 지지율이 거의 균형을 이룬 박스권에 잡혀 양측 모두 중도층과 청년층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는 양상이다. 국가 최고 지도자를 선택하는 대선도 매우 중요하지만 대선의 결과에 따라 지자체의 선거도 요동칠 것은 자명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의 공약에 농도 전남의 비전이 담겨 있는가이다. 전남도의 경우 일선 군(郡) 대다수가 3만~5만 명대 인구로 지역 소멸 위험이 가장 많은 지역(16곳)으로 꼽힌다.

반면 수도권 인구는 계속 늘고 있다. 국토 면적의 12%에 불과한 수도권 인구는 2019년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선 후에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GRDP)도 2019년 1000조 원을 넘어 국내총생산(GDP)의 51.9%를 차지했고, 지난해엔 52.1%로 더 늘었다고 한다. 그만큼 전남을 비롯한 지역에는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지자체와 지역 정치권은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농도 전남의 현안과 이슈가 포함될 수 있도록 전략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올해는 혹한, 폭우 등 이상 기후와 쌀값 하락으로 농업인이 농사 짓는데 많이 힘들었던 한 해였다.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농민의 시름을 덜어 주고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이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내년에는 청년 일자리가 확충돼 3040세대의 삶이 크게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의 정원을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대기업을 비롯한 민간 영역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으면 한다. 청년 일자리 창출의 핵심은 결국 대기업이다. 경기가 호전되면 기업들이 신규 사업 투자에 나서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고용 없는 성장이 아닌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장을 기대해 본다. 또한 새해에는 집값과 유륫값 등 물가가 안정되어 서민들의 삶이 좀 더 윤택해지길 기대해 본다. 국민 모두가 일상을 회복하고 보람과 행복을 찾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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