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의 자생적 미래-변길현 광주시립미술관 분관장
2021년 12월 26일(일) 23:30 가가
서울의 집값이 코로나와 투기꾼들에 의해 폭등되기 전에, 로컬에서 미래를 꿈꾸는 청년들의 삶을 담은 ‘슬기로운 뉴 로컬 생활’(김동복 외, 2020)이란 책이 기획되었다. 아직도 보통의 사람들은 로컬을 지방으로 읽는다. 지방에서의 삶이 어렵다고 생각했을까? 드라마에서 따왔겠지만, 책 제목에 ‘슬기로운’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부제는 ‘서울 밖에서 답을 찾는 로컬 탐구 보고서’. 이 책은 로컬 크리에이터나 그것을 지향하는 청춘들을 위한 책이다. 아홉 명의 필자가 참여한 이 책은 2020년의 시각으로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지역에 안착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답하기 위하여 그들의 실태를 조사하고 인터뷰해 기록한 책이다.
이미 청년들은 몸으로 알고 있었다. 서울에서 집을 산다는 것과 안정된 직장을 얻는 것이 매우 어렵고 힘들다는 것, 획일화된 삶보다 자기만의 삶을 원한다는 것 말이다. 이 책에는 각 지역에서 1인 창업, 사회적 기업 설립, 주식회사 설립 등의 방법으로 자신의 취향을 생업에 연결하고, 청년들의 로컬 정착을 도와주며, 지역의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들은 또한 자신의 삶과 지역을 연결하며, 크게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주민의 삶에 도움을 주며, 도시 재생을 이끌어 가고 있다.
이 책에는 그저 낯선 지역을 찾아간 청년들부터, 자기가 나고 자란 지역에서 소상공인으로 성공하려는 청년들, 서울 생활에 지쳐 로컬에서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각 분야의 전문가 청년들, 그리고 여럿이 뜻을 모아 조직을 구성하고 사업화와 지역 커뮤니티 조성에 성공한 청년들을 다룬다. 저자들은 로컬 지향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의 시각으로만 그들을 보지 않는다. 가슴에는 애정을 담았지만, 앞에서는 언급하기 어려운 그들의 미래까지 걱정 하고 있다.
필자는 정부에서 시행하는 ‘지방 균형 발전’ 정책만이 수도권 집중을 막고 지방 소멸이나 인구 감소를 막을 수 있는 정책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지만, 청년들의 자생적 노력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못했었다. 부끄럽게도 80대 장모님조차 애용하시는 ‘로컬 푸드’라는 이름도, 각 지역에서 고군분투하는 ‘로컬 크리에이터’(지역 소상공인)라는 이름도 모르고 있었다. ‘1913송정역시장’이라는 관광과 창업을 겸한 특화 사업, ‘무등산 브루어리’ 같은 청년들의 카페, 술집, 식당 등의 소규모 창업이 광주시내 곳곳에서 눈에 띄긴 했지만, 그것이 청년들의 자생적 노력인 점은 미처 인지하지 못했었다. 로컬 크리에이터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주제넘은 생각임을 책을 읽고 한참 후에 깨달았다. 그들은 정부의 지방 분권 정책에만 기대지 않고 자생적으로 자신의 삶과 지역의 미래를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로컬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미래이다. 나는 그들이 서울의 기득권, 예를 들면 안정된 수입을 보장하는 직장으로의 진입에 실패한 ‘N포 세대’가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당당히 자신들의 삶을 개척하는 ‘뉴 로컬 세대’라고 본다. 나는 그들 나이에 그들보다 더 많이 로컬을 고민해 본 적 없었고, 그들보다 더 많이 공부해 본 적이 없었고, 그들보다 더 로컬 커뮤니티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들은 나의 청년 시기보다 더 자유롭고 주체적으로 잘 살고 있고, 미래에도 지금의 나보다 잘 살 것이다. 소상공인, 프로젝트 그룹, 도시 재생 기업이라는 다양한 모습으로 새로운 로컬 패러다임을 펼쳐 나가고 있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삶을 응원한다.
첨언한다면, 시민들이 그들의 물건을 팔아 주고, 정부는 그들의 창업을 지원하며, 그들이 지역에 정착하여 새로운 커뮤니티를 조성하고, 결과적으로 우리 지역이 경제·문화적으로 선순환의 생태계가 되는 것은 결코 꿈만은 아니다. 미국 북서부 왼쪽 끝에 있는 포틀랜드시는 지방 정부의 지원과 로컬 크리에이터만의 힘으로 도시 자체가 하나의 경제·문화적 생태계가 되었고, 강릉도 커피산업 하나만으로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한국의 포틀랜드는 어디가 될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 우리들이 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토론하고 정책화시켜야 할 때이다. 우리들의 자생적 미래를 위해서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주제넘은 생각임을 책을 읽고 한참 후에 깨달았다. 그들은 정부의 지방 분권 정책에만 기대지 않고 자생적으로 자신의 삶과 지역의 미래를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로컬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미래이다. 나는 그들이 서울의 기득권, 예를 들면 안정된 수입을 보장하는 직장으로의 진입에 실패한 ‘N포 세대’가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당당히 자신들의 삶을 개척하는 ‘뉴 로컬 세대’라고 본다. 나는 그들 나이에 그들보다 더 많이 로컬을 고민해 본 적 없었고, 그들보다 더 많이 공부해 본 적이 없었고, 그들보다 더 로컬 커뮤니티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들은 나의 청년 시기보다 더 자유롭고 주체적으로 잘 살고 있고, 미래에도 지금의 나보다 잘 살 것이다. 소상공인, 프로젝트 그룹, 도시 재생 기업이라는 다양한 모습으로 새로운 로컬 패러다임을 펼쳐 나가고 있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삶을 응원한다.
첨언한다면, 시민들이 그들의 물건을 팔아 주고, 정부는 그들의 창업을 지원하며, 그들이 지역에 정착하여 새로운 커뮤니티를 조성하고, 결과적으로 우리 지역이 경제·문화적으로 선순환의 생태계가 되는 것은 결코 꿈만은 아니다. 미국 북서부 왼쪽 끝에 있는 포틀랜드시는 지방 정부의 지원과 로컬 크리에이터만의 힘으로 도시 자체가 하나의 경제·문화적 생태계가 되었고, 강릉도 커피산업 하나만으로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한국의 포틀랜드는 어디가 될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 우리들이 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토론하고 정책화시켜야 할 때이다. 우리들의 자생적 미래를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