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늑대와 검찰의 시간-이재성 지음
2021년 12월 24일(금) 11:00
‘개와 늑대의 시간’은 프랑스어로 ‘황혼’을 의미한다. 무엇이 진실이며 거짓인지 알 수 없다는 은유적 수사를 일컫는다. 인간은 어스름이 내리는 저녁 저편에서 오는 동물이 집에서 기르는 개인지 야생의 늑대인지 분간할 수 없을 때 두려움을 느낀다. ‘개와 늑대의 시간’은 현대적 의미로 “탈진실 시대”라는 말로 수렴될 수 있다.

검찰과 사법부, 언론과 진보에 관한 글을 모은 ‘개와 늑대와 검찰의 시간’은 ‘한겨레’와 인권연대 웹진에 썼던 글들로 저자는 ‘한겨레’ 경제에디터인 이재성 기자다.

저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자신의 권력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을 활용했는지, 정당한 권력을 행사하다 탄압을 받은 것인지 사람들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제한다. 책은 “그 협곡의 심연에 다리를 놓아보려는” 나름의 시도라는 것이다.

책의 핵심 주제는 검찰개혁이다. 저자는 공수처가 출범하고 검경수사권이 조정됐지만 검찰개혁이 완결됐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다고 본다. 검찰의 막강한 권력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남용과 전횡이 가능한 무소불위”의 기관을 그대로 두고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할 수 없다는 의미다.

“강형욱 씨에 따르면 검찰은 기형적으로 발전해온 우리 민주주의의 빈틈이다. 국민의 힘으로 비뚤어지고 터진 곳들을 바로잡고 메워왔듯이 검찰이라는 빈틈도 메울 수 있다. 으르렁거려도 겁먹지 말자. 늑대는 집안에서 키울 수 없다. 검찰의 새로운 주인은 검찰 자신이 아니고 국민이어야 한다.”

<어마마마·1만3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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