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품었다’ ‘달이 드러낸 저녁’
2021년 12월 22일(수) 23:30
유용수 시인 ‘허공을 걷는 발자국을 보았다’ 출간
“바람이 숲으로 불었다. 가진 것이 적어야 겨울 숲이 된다. 잡풀은 미리 눕지 않으면 눈보라에 몸이 부러진다는 것을 알기에 스스로 관절을 꺾는다.”

장흥 출신 유용수 시인이 ‘시산맥’ 기획시선 공모 당선 시집 ‘허공을 걷는 발자국을 보았다’를 펴냈다.

‘꽃을 품었다’, ‘고단한 삶의 파편을 붙들었다’, ‘달이 드러낸 저녁’, ‘빈자의 숨 소리’, ‘지렁이 사막을 횡단하다’ 등 모두 70여 편의 시들은 묵직하면서도 깊은 깨달음을 노래한다. 김선욱 시인의 표현대로 “마치 묵시(默示) 같기도 한 시어의 연결”은 잔잔한 울림을 준다.

유 시인은 시어를 선택하는 안목, 이를 구조화하는 조형성 측면에서 남다르다. 또한 이미지의 새로움과 시상을 풀어놓는 방식이 낯설고 이채롭다. 그의 시 세계가 점차 영역이 확대되리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한편 백수인 시인(조선대 명예교수)는 “유용수 시인의 시는 ‘마음수련’의 영역에 해당한다. 부모에 대한 애틋한 사랑에서부터 싹튼 삶에 대한 사유는 궁극에 가서는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며 사는 삶을 열망하게 된다”며 “이것은 깊은 깨달음의 경지를 의미한다”고 평한다.

한편 유 시인은 2016년 ‘한울문학’ 수필로, 2017년 ‘문예운동’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지금까지 산문집 ‘암자에서 길을 묻다’를 펴냈으며 한국문협, 전남문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