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
2021년 12월 06일(월) 23:15 가가
최근 대선 주자로 등록한 허경영 씨의 ARS(자동응답시스템)를 통한 지지 호소 전화를 받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얼마나 고생이 많으냐’는 위로와 함께 지지를 당부하는 그의 전화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만큼 매우 당혹스러웠다.
허 후보는 지난 달 22일 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6주기 추모식에 모습을 나타냈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었지만 그는 대선 주자들 옆에 스스로 좌석을 마련해 앉는가 하면, 호명되지 않았음에도 유력 대선 주자들과 함께 헌화에 나서 실소를 자아내게 만들었다.
허 후보는 지난 달 18일 국가혁명당 대선 주자로 중앙선관위에 제20대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 지난 1997년과 2007년에 이어 세 번째 대선 출마다. 취임 두 달 이내에 18세 이상 전 국민에 1억 원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황당한 공약은 이번에도 여전했다. 그런 허 씨를 정상적인 대선 주자나 정치인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게다가 그가 운영하고 있는 ‘하늘궁’이 사이비 종교단체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하늘궁에서는 그를 ‘하늘에서 내려온 신’이라고 하면서 지지자들로부터 돈을 받아 내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물론 이에 대해 국가혁명당 측에서는 ‘허경영 후보에 대한 음해 공작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행보는 거침없다. 대통령이 되면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부통령으로 임명하겠다는 ‘탕평책’(?)을 제시하는가 하면, 결혼하는 부부에게 3억 원을 지급하겠다는 믿을 수 없는 공약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래서일까.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그는 3~4%대의 지지율로 여야 대선 주자 가운데 한때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거야 지금까지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비호감 대선’ 때문이라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지지율 5%를 넘겨 대선 주자 토론회에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판이다. 정치 희화의 끝판 왕인 그의 존재감은 사회 전반의 정치적 냉소에 기반하고 있다. 하지만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많다’는 그의 주장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씁쓸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임동욱 선임기자 겸 서울취재본부장 tuim@kwangju.co.kr
허 후보는 지난 달 18일 국가혁명당 대선 주자로 중앙선관위에 제20대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 지난 1997년과 2007년에 이어 세 번째 대선 출마다. 취임 두 달 이내에 18세 이상 전 국민에 1억 원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황당한 공약은 이번에도 여전했다. 그런 허 씨를 정상적인 대선 주자나 정치인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임동욱 선임기자 겸 서울취재본부장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