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인 방역의 전환 ‘코로나와 함께’-심상돈 동아병원 원장
2021년 09월 15일(수) 05:00 가가
‘코로나와 함께’. 그동안의 제한적인 방역 정책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일까, 아니면 코로나19 감염병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일까. 그 의미에 대한 온도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보고 생각도 했을 것이다. ‘코로나와 함께’에 거부감 보다는 왠지 모를 친근감이 느껴지는 것은 이제는 준비를 해야 할 때가 왔다는 의미일 수 있다. 그 준비는 세상에 떠도는 수많은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닌, 코로나19 감염병에 대한 역학적 경과 및 연구에 의한 과학적 정보를 정리하고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변이와 같은 바이러스의 특성, 전파의 경로와 특이점, 감염자의 위험도에 따른 의료진의 대응 방법과 같은 과학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방역과 감염병 치료의 모든 영역이 유기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백신은 맞아야 한다. 과학과 의학의 합리성과 객관성을 신뢰해야 한다. 또한 그를 바탕으로 한 백신의 긍정적인 측면과 여러 크고 작은 부작용 등의 부정적인 의견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고 합의하여 사회적으로 백신을 수용한 합리적인 과정 또한 신뢰해야 한다. 전 국민의 80% 이상이 백신을 맞아야 단계적인 방역의 전환을 추진할 수 있다. 9월 12일 기준 2000만 명(38.8%)이 접종을 완료했고 1차 접종자는 3300만 명(64.1%)을 넘어서고 있다. 이제 백신을 맞고 안 맞는 것은 개인의 자유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확진자의 수를 줄이기 위한 방역에서 중증 코로나 환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발생한 환자를 잘 치료해 사망자를 줄이는 치료의 영역으로 방역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현재 상급 종합병원에 치우쳐 있는 중증 코로나 환자의 치료를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으로 확대하여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병상을 만들고 치료를 위한 의료진을 준비해야 한다. 물론 국가는 병상을 준비한 병원에 중증 코로나 환자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치료 시설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을 지원해야 한다. 경증의 코로나 환자 치료, 코로나 검사와 백신 접종은 일선 병의원과 생활 치료 시설에서 하고 보건소는 지역사회 코로나 감염증의 접촉자 동선 파악 등과 같은 역학조사로 그 역할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치명률을 0.1% 정도로 관리해야 한다.
전국의 모든 학교는 방역의 단계와 상관없이 전면 등교로 학교문을 열어야 한다. ‘등교 제한’은 방역의 실효성이 낮고 학습과 정서적인 결손으로 인한 교육과 사회적인 피해가 더 크다. 물론 많은 학생들이 교실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오랜 시간을 같이 지내야 하므로 집단 감염이 염려스럽기는 하지만 전문가들은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학교가 상대적으로 감염병에 안전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올해 1학기 학생 확진자의 감염 경로에서 ‘학교 내 감염’이 차지하는 비율은 15.9%로, 가정(48.7%)이나 지역사회(22.6%)보다 훨씬 낮았다. 학교는 학습만을 위한 교육기관이 아닌 정서적인 지역사회 돌봄 기능을 같이 해야 하므로 문을 열어야 한다.
‘코로나와 함께’는 확진자 발생 자체를 중요치 않게 생각하고 거리 두기를 없애는 등 방역을 느슨하게 하자는 뜻이 아니다. 지속 가능한 방역으로 단계적인 전환을 의미한다. 위험도가 낮고 사회경제적 부담이 큰 조치들부터 단계적으로 완화해야 한다. 이제 가끔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마스크를 벗을 수도 있는 등 공동체의 일상을 점진적으로 회복시켜 나가야 한다. 의견이 다를 수 있는 공동체 전체의 노력을 통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당장 마스크를 벗어 버리고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찾아온 친구들과 늦은 밤 왁자지껄 술판도 벌이며, 2년 전 오늘처럼 거리를 뛰어다니고도 싶지만 아직은 좀 더 참고 기다려야 한다. 나와 이웃 우리 모두의 지속 가능한 공존을 위해.
‘코로나와 함께’는 확진자 발생 자체를 중요치 않게 생각하고 거리 두기를 없애는 등 방역을 느슨하게 하자는 뜻이 아니다. 지속 가능한 방역으로 단계적인 전환을 의미한다. 위험도가 낮고 사회경제적 부담이 큰 조치들부터 단계적으로 완화해야 한다. 이제 가끔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마스크를 벗을 수도 있는 등 공동체의 일상을 점진적으로 회복시켜 나가야 한다. 의견이 다를 수 있는 공동체 전체의 노력을 통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당장 마스크를 벗어 버리고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찾아온 친구들과 늦은 밤 왁자지껄 술판도 벌이며, 2년 전 오늘처럼 거리를 뛰어다니고도 싶지만 아직은 좀 더 참고 기다려야 한다. 나와 이웃 우리 모두의 지속 가능한 공존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