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지 ‘시와사람’ 가을호 ‘요즘의 5·18문학, 안녕하신가?’ 좌담회
2021년 08월 26일(목) 18:55 가가
“5월 정신 담아내는 다양한 ‘그릇’ 만들어야”
박관서·고영서·손병현·양인자·임지형 작가 참여
최근 통권 100호 발간도…지역작가 조명·신인발굴 기여
박관서·고영서·손병현·양인자·임지형 작가 참여
최근 통권 100호 발간도…지역작가 조명·신인발굴 기여
제도화되어 가는 오월로 인한 인식의 경직성, 여기에서 빚어지는 문학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작가들이 ‘창작의 그릇’을 달리 만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실 매년 오월문학제에 출품되는 ‘5·18문학’ 작품 상당 부분은 창작 방식과 접근이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평을 받는다. 기계적인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거에서 탈피해 시대를 넘어 정신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광주에서 발간되는 시 전문계간지 ‘시와사람’ 가을호(통권 101)가 5·18문학의 현황과 오늘을 진단하는 좌담을 특집으로 다뤘다. 시인인 박관서 전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 사회로 ‘요즘의 5·18문학, 안녕하신가?’를 주제로 지역 출신 작가들이 이야기를 나눴다.
이에 앞서 ‘시와사람’은 얼마 전 통권 100호라는 의미있는 결실을 맺었다. 96년 창간 당시만 해도 문예지들이 폐간하는 일이 다반사였는데 대표인 강경호 시인은 문예지 발간에 팔을 걷었다. 5·18 민중항쟁의 여파로 분노, 절망, 패배의식이 뒤섞인 광주문단에 활기를 불어넣자는 심사였다. 그러나 창간 1년만에 IMF로 존폐의 위기를 맞아 선산을 팔아 난관을 극복한 일화는 유명하다.
강 대표는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른다’는 말처럼 젊은 패기 하나로 문예지를 창간한 후 지령 100호를 맞는 감회는 그동안 문예지를 발행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돌보지 못했던 나에게 위로하는 마음이 크다”며 “30대 후반의 청년은 어느덧 60대 중반에 이르렀다. 문예지가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지만 무모한 도전이 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번 좌담회에는 광주일보 신춘문예 출신 손병현 소설가, 고영서 시인, 양인자·임지형 동화작가가 참석했다.
이들 작가들은 올해 모두 5월을 모티브로 소설과 시 그리고 동화집을 펴낸 바 있다. ‘쓸 만한 놈이 나타났다’(손병현), ‘연어가 돌아오는 계절’(고영서), ‘오월의 어린 시민군’(양인자), ‘영화 속 그 아이’(임지형)가 그것.
박관서 시인은 “작품 중심의 읽기를 통해 문학 현장의 담론과 새로운 창작 동기, 미래 방향성 등을 모색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좌담 취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프랑스 사회학자이자 문인인 피에르 브르디외가 지적한 ‘기계’의 의미를 예로 들며 자칫 ‘5·18문학 기계’에 대한 우려를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고영서 시인은 몇 년 전 제주도에서 전국문학인대회를 했을 때 현기영 작가의 예를 들었다.
“현 선생님은 제주 4·3에 대해 될 수 있으면 후배들이 많이 썼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신 자신이 썼던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써달라고 했는데, 광주도 다르지 않다는 얘기였다.”
동일한 맥락에서 양인자 동화작가는 “각기 다른 경험, 각기 다른 서사들이 있기 때문에 다른 이야기들이 나온다”며 “가치를 훼손해서는 안 되지만 그것을 지키는 내에서는 다양한 변주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월 문제를 확장시켜야 하는 당위성에 대한 견해도 나왔다. 손병현 작가는 고영서 시인의 시 ‘연어가 돌아오는 계절’에 대해 “노동의 문제, 사할린, 세월호로 확장해야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작품이 어른 역할을 해준다”는 생각을 하는 임지형 동화작가는 “다양한 방면에서 저마다 다른 ‘그릇’을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18문학’의 기계성을 벗어나기 위한 나름의 방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좌담에 참석한 작가들은 서로의 작품에 대한 평도 공유했다. 향후 완성된 작품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견해에선 선후배들의 애정이 읽힌다.
“손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서 젊은 후배가 이런 작업을 하니까 등 두드려 주고 싶고 밥 한 번 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양 작가의 동화 중에서 오월 이야기를 쓴 단편을 몇 편 읽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장편이라서 반가웠고요. 임 작가 동화의 모티브가 된 영화 ‘낙화잔향’을 보았는데 직접 출연하신 줄은 몰랐네요”(고영서)
“고영서 시인은 사할린에서 연어를 같이 봤는데 같은 것을 봐도 무엇을 지향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죠. 또한 손 작가 작품집은 이전 출간 됐을 때도 관심 가지고 읽었고, 이번에 나온 작품집도 당대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반가운 생각이 들었죠.”(양인자)
손 작가는 임 작가의 ‘영화 속 그 아이’에 대해 포스트 5·18이라고 평했다. 오월 작품은 대체로 현장성에 대한 권태가 있는데 구성을 새롭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거였다.
이번 호에는 강나루의 포토에세이, 신작시, 한희원의 예술산책, 이 시집을 주목한다 외에 신인상 당선작 ‘패턴’외 4편(시·홍성남), ‘자연은 그대로일 때 아름답다’(수필·윤명희) 등을 만날 수 있다.
한편 101호를 발간하는 동안 ‘시와사람’은 한국문학을 빛낸 우리지역 작가들을 연구하고 가능성 있는 신인들을 발굴하는 의미있는 작업을 해왔다. 아울러 음식, 판소리, 종교, 유학, 인물 등 다양한 분야의 호남정신적 요소를 추출해 ‘호남정신사’를 연재하기도 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사실 매년 오월문학제에 출품되는 ‘5·18문학’ 작품 상당 부분은 창작 방식과 접근이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평을 받는다. 기계적인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거에서 탈피해 시대를 넘어 정신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 ![]() |
![]() ![]() |
| 강경호 ‘시와사람’ 대표 |
이들 작가들은 올해 모두 5월을 모티브로 소설과 시 그리고 동화집을 펴낸 바 있다. ‘쓸 만한 놈이 나타났다’(손병현), ‘연어가 돌아오는 계절’(고영서), ‘오월의 어린 시민군’(양인자), ‘영화 속 그 아이’(임지형)가 그것.
박관서 시인은 “작품 중심의 읽기를 통해 문학 현장의 담론과 새로운 창작 동기, 미래 방향성 등을 모색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좌담 취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프랑스 사회학자이자 문인인 피에르 브르디외가 지적한 ‘기계’의 의미를 예로 들며 자칫 ‘5·18문학 기계’에 대한 우려를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고영서 시인은 몇 년 전 제주도에서 전국문학인대회를 했을 때 현기영 작가의 예를 들었다.
“현 선생님은 제주 4·3에 대해 될 수 있으면 후배들이 많이 썼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신 자신이 썼던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써달라고 했는데, 광주도 다르지 않다는 얘기였다.”
동일한 맥락에서 양인자 동화작가는 “각기 다른 경험, 각기 다른 서사들이 있기 때문에 다른 이야기들이 나온다”며 “가치를 훼손해서는 안 되지만 그것을 지키는 내에서는 다양한 변주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월 문제를 확장시켜야 하는 당위성에 대한 견해도 나왔다. 손병현 작가는 고영서 시인의 시 ‘연어가 돌아오는 계절’에 대해 “노동의 문제, 사할린, 세월호로 확장해야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작품이 어른 역할을 해준다”는 생각을 하는 임지형 동화작가는 “다양한 방면에서 저마다 다른 ‘그릇’을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18문학’의 기계성을 벗어나기 위한 나름의 방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좌담에 참석한 작가들은 서로의 작품에 대한 평도 공유했다. 향후 완성된 작품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견해에선 선후배들의 애정이 읽힌다.
“손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서 젊은 후배가 이런 작업을 하니까 등 두드려 주고 싶고 밥 한 번 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양 작가의 동화 중에서 오월 이야기를 쓴 단편을 몇 편 읽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장편이라서 반가웠고요. 임 작가 동화의 모티브가 된 영화 ‘낙화잔향’을 보았는데 직접 출연하신 줄은 몰랐네요”(고영서)
“고영서 시인은 사할린에서 연어를 같이 봤는데 같은 것을 봐도 무엇을 지향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죠. 또한 손 작가 작품집은 이전 출간 됐을 때도 관심 가지고 읽었고, 이번에 나온 작품집도 당대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반가운 생각이 들었죠.”(양인자)
손 작가는 임 작가의 ‘영화 속 그 아이’에 대해 포스트 5·18이라고 평했다. 오월 작품은 대체로 현장성에 대한 권태가 있는데 구성을 새롭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거였다.
이번 호에는 강나루의 포토에세이, 신작시, 한희원의 예술산책, 이 시집을 주목한다 외에 신인상 당선작 ‘패턴’외 4편(시·홍성남), ‘자연은 그대로일 때 아름답다’(수필·윤명희) 등을 만날 수 있다.
한편 101호를 발간하는 동안 ‘시와사람’은 한국문학을 빛낸 우리지역 작가들을 연구하고 가능성 있는 신인들을 발굴하는 의미있는 작업을 해왔다. 아울러 음식, 판소리, 종교, 유학, 인물 등 다양한 분야의 호남정신적 요소를 추출해 ‘호남정신사’를 연재하기도 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