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택한 노사…광주 자동차 산업계 ‘꽃길’ 달린다
2021년 08월 25일(수) 18:30
금호타이어 임단협 최종 타결
기아, 10년 만에 파업 없이 잠정 합의

금호타이어 노조가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광주공장과 곡성, 평탱공장 재적 조합원으로 대상으로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를 한 결과 과반수 이상 찬성으로 최종 가결됐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전경.<광주일보 자료사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 난항을 겪어왔던 광주지역 자동차 산업계가 ‘가시밭길’을 벗어나 ‘꽃길’을 걷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측과 임단협 갈등을 빚으며 검거 농성까지 벌였던 금호타이어의 임단협이 최종 타결됐고, 파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측과 교섭에 나섰던 기아도 10년 만에 파업 없이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다. 주력 산업계의 임단협 진통으로 인한 지역경제 위축 우려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금호타이어 노사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광주공장과 곡성, 평탱공장 재적 조합원으로 대상으로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를 한 결과 과반수 이상 찬성으로 최종 가결됐다. 이에 따라 노사는 26일 오전 11시 조인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가결된 합의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노사간 쟁점이었던 우리사주 출연과 관련, 우리사주 분배 250억원을 출연하고, 잔여금 201억원에 대한 지급 방안은 노사가 세부적으로 논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밖에 임금 동결과 국내공장 고용안정 및 베트남공장 증설 관련 미래위원회 추진, 광주공장 이전 협의체 구성, 휴가비 20만원 인상 등이다.

앞서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달 25일 협상을 통해 임금 동결과 국내공장 고용안정 및 미래비전, 광주공장 이전, 우리사주 분배(사측 250억원 출연), 하계 휴가비 인상(20만원) 등을 잠정 합의했지만, 노조원 찬반 투표에서 51.6%가 합의안에 반대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이후 노조는 수정된 요구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결국 협상에 난항을 겪으며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17일 광주공장 크릴룸 점거 농성에 돌입한 데 이어 18일 곡성공장에서도 크릴룸 점거 농성을 벌였다. 이후 지난 20일 잠정합의안 부결 21일 만에 재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해내면서 이번 임단협 최종 가결을 이끌어낸 것이다.

광주시 서구 내방동 기아 오토랜드 광주 전경.<광주일보 자료사진>
기아 노사 역시 지난 24일 오토랜드 광명(옛 소하리공장)에서 열린 13차 본교섭에서 장시간 논의 끝에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기아 노사가 10년 만에 처음 파업 없이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낸 것이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7만5000원 인상(정기호봉 승급분 포함)과 성과급 200%+350만원, 품질향상 특별격려금 2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10만원, 주식 13주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사측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등 위기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노사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강도 높은 교섭을 진행해 예년보다 교섭 기간을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합의에서 노사는 ‘미래 산업 변화 대응을 위한 노사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와 4차 산업 재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고용안정과 미래 경쟁력 확보에 공동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종업원의 고용안정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5년까지 29조원을 투자하고, 미래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대비한 친환경차 전용공장 전환, 다품종 생산설비 투자 등 국내 오토랜드의 미래 방향도 제시됐다.

이밖에 복지환경 개선에도 합의해 첫차 구매 시 직원용 할인 혜택을 확대하고,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일반직과 연구직의 평일 연장근로 기준 시간 변경, 우리사주 등을 시행키로 했다.

다만 사측은 정년연장, 해고자 복직 등 노조 요구안에 대해선 ‘수용불가’ 입장을 유지했다.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는 오는 27일 진행된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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