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림’을 지켜왔던 사람들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2021년 08월 23일(월) 21:20 가가
창작희곡공모당선작 이정아 작가 ‘양림’ 원작 각색
이석준 연출 “낭독극 묘미 살리고 영상으로 감동 더해”
광주시립극단 30일 문예회관
이석준 연출 “낭독극 묘미 살리고 영상으로 감동 더해”
광주시립극단 30일 문예회관
“요셉, 양림이 있어서 네가 있는 게 아니야. 네가 있어서 양림이 있는거야. 기억하렴.”
여덟 명의 배우들이 각자 자리에 앉아 앞에 놓인 대본을 읽는다. 그러다가도 시시 때때로 무대 가운데로 나와 연기를 펼쳐보이며, 아역배우들은 연습실 뒷편에서 달려나와 온 무대를 종횡무진 누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본인 순사, 미국인 플로렌스 루트 등으로 역할이 바뀌고 시대적 배경이 달라질 때는 새로운 의상을 입거나 소품을 활용해 연기한다.
광주시립극단(이하 극단)이 오는 30일(오후 4시·7시30분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 처음으로 선보이는 낭독공연 ‘양림(楊林)’ 연습 현장 모습이다.
극단은 지금까지 ‘셰익스피어 in 광주’, ‘전우치’ 시리즈, ‘고전명작극장’ 등 다양한 작품을 무대에 올려왔지만 배우들의 목소리와 대사가 주를 이루는 낭독공연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위해 극단은 지난해 제1회 창작희곡 공모전을 진행했고 그 결과 이정아 작가의 ‘양림(楊林)’이 당선됐다.
이번 공연은 지역에서는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낭독극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기회다. 낭독극은 희곡 자체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데 배우들의 대사와 호흡을 따라가다 보면 상상력이 더해져 작품의 재미와 배우들의 연기가 극대화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아울러 이번 작품에서는 액션과 영상 등도 볼 수 있다.
신학을 전공하고, 20년간 ‘양림’에 천착해온 이 작가는 ‘이야기가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작품을 썼다고 밝혔다. 이 작가는 “잔인한 폭력과 죽음의 역사 앞에서도 양림의 사람들은 스스로 한 알의 밀알이 되어 기꺼이 숲을 일구어왔다”며 “이러한 양림을 기억하고, 그것 또한 광주의 정신임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작품은 굴곡의 시기를 겪어내며 죽음의 땅 양림을 생명의 숲으로 변화시키고 지켜낸 양림 사람들의 삶을 담아낸다. 주인공 선이는 풍장터였던 땅에 병원과 학교를 세워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돌봤던 선교사들이 심은 생명의 밀알이다. ‘양림’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80년 5월을 관통하는 주인공의 삶을 통해 생명과 사랑의 의미를 전한다.
이번 작품의 연출은 뮤지컬 배우이자 연극 배우인 이석준이 맡았다. 그는 1996년 연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데뷔해 지금까지 드라마 ‘로스쿨’, 영화 ‘룸’, ‘멋진 인생’, 연극 ‘엘리펀트 송’, ‘에쿠우스’, ‘킬 미 나우’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으며, 최근에는 뮤지컬 ‘신과함께 가라’, ‘아이위시’, ‘길 위의 나라’ 등을 연출했다.
그는 “‘양림’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너무나 부끄러웠다”며 “이 작은 동네에 이렇게 길고긴 서사가 숨어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시인 김현승, 음악가 정율성 등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충격을 받았어요. 지금 우리는 너무나 많은 위인들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공연 준비 차 양림동 서서평 선교사 묘역에 들렀을 때는 그 분이 이 땅 속에 묻혔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지만 한편으론 그의 삶이 느껴지는 것도 같았습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당신이 여기에 있기 때문에 양림이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특히 무대를 배우들의 대사와 감정으로만 채우지 않고 영상, 조명, 음악 등을 활용해 ‘양림’을 지켜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연극, 드라마, 뮤지컬 등 가리지 않고 배우로서 30년 간 활동했지만 이렇게 설레는 작품은 처음이예요. ‘헤드윅’ 때 보다도요. 작품의 본질을 훼손할까봐 걱정도 되지만 나도 몰랐던 우리의 스토리를 찾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이번 공연에는 이명덕·정이형·엄태리·황옥선·이영환·이혜원·김예은·유인서가 참여하며, ‘양림’은 이후 관객과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해 완성작으로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다.
8세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러닝타임 90분, 관람료는 전석 무료이다. 예매는 광주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글·사진=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여덟 명의 배우들이 각자 자리에 앉아 앞에 놓인 대본을 읽는다. 그러다가도 시시 때때로 무대 가운데로 나와 연기를 펼쳐보이며, 아역배우들은 연습실 뒷편에서 달려나와 온 무대를 종횡무진 누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본인 순사, 미국인 플로렌스 루트 등으로 역할이 바뀌고 시대적 배경이 달라질 때는 새로운 의상을 입거나 소품을 활용해 연기한다.
극단은 지금까지 ‘셰익스피어 in 광주’, ‘전우치’ 시리즈, ‘고전명작극장’ 등 다양한 작품을 무대에 올려왔지만 배우들의 목소리와 대사가 주를 이루는 낭독공연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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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시립극단 낭독공연 ‘양림’이 오는 30일 광주문예회관에서 열린다. 사진은 ‘양림’ 연습 장면. |
작품은 굴곡의 시기를 겪어내며 죽음의 땅 양림을 생명의 숲으로 변화시키고 지켜낸 양림 사람들의 삶을 담아낸다. 주인공 선이는 풍장터였던 땅에 병원과 학교를 세워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돌봤던 선교사들이 심은 생명의 밀알이다. ‘양림’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80년 5월을 관통하는 주인공의 삶을 통해 생명과 사랑의 의미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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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준 연출가 |
그는 “‘양림’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너무나 부끄러웠다”며 “이 작은 동네에 이렇게 길고긴 서사가 숨어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시인 김현승, 음악가 정율성 등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충격을 받았어요. 지금 우리는 너무나 많은 위인들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공연 준비 차 양림동 서서평 선교사 묘역에 들렀을 때는 그 분이 이 땅 속에 묻혔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지만 한편으론 그의 삶이 느껴지는 것도 같았습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당신이 여기에 있기 때문에 양림이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특히 무대를 배우들의 대사와 감정으로만 채우지 않고 영상, 조명, 음악 등을 활용해 ‘양림’을 지켜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연극, 드라마, 뮤지컬 등 가리지 않고 배우로서 30년 간 활동했지만 이렇게 설레는 작품은 처음이예요. ‘헤드윅’ 때 보다도요. 작품의 본질을 훼손할까봐 걱정도 되지만 나도 몰랐던 우리의 스토리를 찾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이번 공연에는 이명덕·정이형·엄태리·황옥선·이영환·이혜원·김예은·유인서가 참여하며, ‘양림’은 이후 관객과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해 완성작으로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다.
8세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러닝타임 90분, 관람료는 전석 무료이다. 예매는 광주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글·사진=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