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몰랐던 ‘5·18 가로수길’ 잘 가꿔 나가야
2021년 08월 20일(금) 01:00 가가
5·18민주화운동 당시 희생된 학생들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5·18 가로수길’이 훼손·방치되고 있어 관리 및 활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5·18 가로수길은 담양군 수북면 입구에서 성암국제수련원(옛 성암야영장)을 잇는 4㎞ 도로 양쪽으로 조성돼 있다. 1981년 김종호 당시 전남 도지사가 제안해 5·18 당시 희생된 학생들을 기리고 그날의 참상을 기억하며 새 희망으로 미래를 열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고(故) 홍승민 광주 YMCA 2대 재단이사장(홍안과 의사)이 수북면 일대 약 16만5289㎡(5만 평) 임야를 무상으로 내놓고, 전국의 교육감들이 뜻을 함께해 학생 성금을 모아 성암야영장 터를 잡을 때 야영장 주변 4㎞ 도로에 ‘5·18 가로수길’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삼엄한 군부독재 치하에서 조성된 ‘5·18 가로수길’은 이제 조성에 관여한 몇몇 인사들의 기억으로만 남아 있다.
조성 40년이 지나 잊혀 가는 5·18 가로수길은 벚꽃·목련·메타세쿼이아·측백·느릅·이팝나무 등 18종이 넘는 아름드리 가로수들로 빼곡한 녹색 공간이 됐다. 하지만 문제는 잘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논두렁을 태우는 과정에서 일부 가로수가 불에 타거나 잘려 나간 가로수도 상당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행정기관마저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
5월 현장을 제대로 보존하고자 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광주와 전남 지역에서 추모와 기억을 위해 조성한 공간인데도 잊히는 곳이 많다. 이제라도 5·18가로수길을 널리 알려 지역민이 찾는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 최소한 5·18의 의미를 담아 조성된 곳이라는 표지석이나 이정표를 세우고, 이를 보존해 교육 공간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