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는 문예회관’ 이런 엉터리 행정이 있나
2021년 08월 17일(화) 01:00 가가
개관 30년 만에 개보수 공사에 들어간 광주문화예술회관이 내년에는 아예 문을 열 수 없게 돼 시민들이 공연 하나 제대로 관람하기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 연말 마무리하려던 대극장 공사가 1년 늦춰진 데다 내년에는 소극장도 공사에 들어가면서 문예회관 전체가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예회관은 그동안 시설물과 무대·음향 설비 등의 노후화로 공연·관람 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따라 문예회관 측은 지난 3월 보도 자료를 내고 올 12월까지 대극장 내부 시설 개보수와 무대 장비 교체를 완료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내년에는 소극장 공사에 들어가 연말까지 모두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사를 맡은 광주시 종합건설본부에 따르면 대극장 리모델링은 내년 하반기에나 완료되며, 점검 및 시연을 거쳐 개선사항을 보완하면 오는 2023년께나 공연이 가능하다고 한다. 문예회관이 발표한 일정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
이 같은 엇박자는 리모델링 초기 양측의 의사소통이 긴밀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사 내용이 공유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문예회관 관계자는 “대극장 공사에 2년이나 걸릴 줄은 몰랐다. 완공 시기를 잘못 알았다”고 해명했다. 국비와 시비 등 297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임에도 종합건설본부와 충분한 논의 없이 일정을 발표해 혼란만 가중시킨 것이다.
이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공연장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시민들은 물론 지역 공연계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지난해와 올해 개점휴업 상태였다가 대극장 리모델링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무대에 올릴 대형 작품을 야심차게 준비해 왔던 공연업계는 크게 실망하는 모습이다. 더욱이 문제는 손발 안 맞는 엉터리 문화행정으로 인해 내년엔 광주 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하기 어렵게 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는 최대한 공사 기간을 단축하는 게 중요하다. 양측이 긴밀히 협의해서 전면적인 공연 중단만은 막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