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취준생 울리는 취업 사기 엄단을
2021년 08월 05일(목) 01:00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채용문이 갈수록 좁아지면서 취업 준비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20~30대 청년들의 절박하고 애타는 심정을 이용한 취업 사기 범죄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이다.

광주·전남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시된 특별 단속에서 모두 16건의 취업 사기 범죄가 적발됐다. 그중 사기범 A의 경우 “대기업 부사장과 잘 아는 사이인데 현금을 주면 자동차 회사에 취업시켜 주겠다”며 취업 준비생 부모로부터 1억 2000만 원을 받아 가로챘다. 이 사례를 포함해 광주에서 취업에 도움을 주겠다는 말에 속아 네 명의 취업 준비생들과 그 가족들이 뜯긴 돈은 2억 5500만 원이나 됐다.

전남 지역에서도 직장을 구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수천만 원을 건넸다가 사기 피해자가 된 청년들이 열 명이나 된다. 실례로 여수에서 사기범 B는 자신이 건설회사 현장소장인데 관리직에 취직시켜 주겠다며 섭외비 명목으로 3950만 원을 받아 챙겼다가 검거됐다. 한전 취업 청탁과 함께 현금 3000만 원과 굴비 상자 등을 받은 C는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기도 했다.

사기범들은 대부분 자식의 취업을 걱정하는 부모들에게 접근해 알선비 명목으로 현금을 받아 가로채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취업 사기가 횡행하는 것은 코로나19로 ‘고용 절벽’이라고 불릴 만큼 취업 여건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취업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 취업 준비생은 85만 9000명으로 2006년 이후 가장 많았다.

취업 사기는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과 부모들을 두 번 울리는 행위로, 죄질이 나쁜 악질적 범죄다. 따라서 경찰은 청년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단속 활동을 상시화하고 더욱 강화해야 한다. 또한 적발된 사기범들은 일벌백계하여 재발을 막아야 할 것이지만, 구직자들도 비정상적인 채용에는 절대 현혹되지 않는 냉철한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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