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10대 투신 사건 아쉬운 경찰 초동수사
2021년 08월 04일(수) 01:00 가가
최근 진도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남녀 중학생 가운데 여중생이 학교폭력에 시달렸다는 의혹을 유족 측이 제기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진도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1시 50분께 진도군 진도읍 한 아파트에서 같은 학교에 다니는 A(15) 군과 B(15) 양이 화단으로 투신해 숨졌다.
B양의 유족은 올해 초부터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인 최근까지 B양이 같은 중학교에 재학 중인 동급생 여섯 명에게 욕설을 들으며 따돌림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이들 동급생 여섯 명과 함께 심한 언쟁을 하면서 위협적인 표현까지 들었다며 학교 측에 학교폭력 신고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진도교육지원청은 조사 결과 언어폭력만 있었다고 보고 화해 조정을 시도했다고 한다. 이어 열린 학교폭력 심의위원회에서도 경미한 정도의 폭력이나 쌍방 폭력 시 처분하는 교내 봉사, 특별교육 이수, 서면 사과 조치를 내리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사건 발생 이후 수사도 문제로 지적된다. 첫 수사를 맡은 진도경찰 형사과는 사건 당일 유족들을 만나고, 다음날인 지난 1일 B양의 집을 방문해 B양이 남긴 일곱 장의 메모를 발견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를 유서가 아닌 단순한 메모로 보고 단순변사 사건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B양이 학교폭력에 시달렸다는 유족 측의 주장이 계속되자 진도경찰 여성청소년과는 최근 학교폭력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 B양이 남긴 편지 형식의 유서 중 담임선생에게 남긴 편지에는 ‘선생님과 더 친하게 지내고 싶었지만, 학교폭력 때문에 더그러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따라서 경찰은 이제라도 B양이 숨진 원인이 과연 학교폭력 때문이었는지 그 정확한 진상을 가려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