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주문까지 기계로…노인들은 어찌하라고
2021년 08월 03일(화) 01:00
최근 금융·유통 등 산업계는 물론 행정·의료·교통 등 사회 각 분야에 무인화 열풍이 거세다. 기술 혁신으로 주문·결제·예약 등을 스스로 할 수 있는 무인 정보 단말기(키오스크, kiosk)가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로 촉발된 비대면 문화 확산과 날로 커지는 인건비 부담은 무인화 시대를 앞당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국내 키오스크 유형과 공급 시설 등에 대해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무인 단말기는 공공시설뿐만 아니라 개인 사업장에도 보편화됐다. 특히 유통업계와 외식업계가 적극적이다. 주문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어 대기시간을 줄이고,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와 외식업계, 패스트푸드점과 커피 전문점들은 매장 내 무인 서비스를 넓혀 가고 있고, 편의점들은 아예 무인점포를 늘리는 추세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의 경우 지난해부터 현장 창구 발권 업무를 모두 무인 발권기로 대체했다.

이처럼 무인화가 우리의 일상을 파고들면서 사람 대신 기계가 손님을 맞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무인화 시스템을 도입한 업체들은 그 이유로 ‘소비자 편의성 확대’를 꼽는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무인 단말기로 식당 주문을 해 본 노인 중 64.2%가 불편함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사용법이 복잡한 데다 뒷사람 눈치를 봐야 하고, 글씨가 잘 안 보여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각장애인들의 불편은 말할 것도 없다.

따라서 이들 디지털 소외계층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인 단말기 개선이 절실하다. 또한 일정 기간 전담 직원을 상주시키거나 소비자 교육을 확대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책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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