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자본’ 맥쿼리의 약속 믿어도 되나
2021년 07월 09일(금) 01:00
맥쿼리 한국인프라 투융자회사(이하 맥쿼리)의 해양에너지 인수에 대한 광주 시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맥쿼리가 광주를 비롯해 전남 8개 시군에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해양에너지 지분을 100%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힌 이후 한 달째 반대 여론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맥쿼리 측은 광주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서울 맥쿼리 본사를 항의 방문하는 등 인수 저지 운동을 그치지 않자 급기야 그제 광주시를 방문해 화해 모색에 나섰다. 맥쿼리 측은 인수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시민·사회단체의 반발로 무산되자 의견서 형식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했다.

맥쿼리는 쟁점이 되고 있는 세 가지 사안 가운데 도시가스 요금 인상에 대해 주무 관청이 승인한 공급 규정에 따라 정해지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해당 절차를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제2순환도로 운영 과정에서 논란이 된 자본구조 변경과 관련해선 도시가스사업법이 요구하는 자본구조를 준수하겠다고 했고 고용 유지도 약속했다. 그러면서 도시가스 공급업이 시민 삶에 필수적인 공공재임을 이해하는 만큼 지역과의 소통은 물론 사회 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같은 약속에도 광주 시민들은 맥쿼리에 대한 의혹의 시선을 거둘 수가 없다. 아무리 투자 회사라고 하지만 공공재인 인프라 투자를 통해 수익 추구에만 몰두해 온 맥쿼리의 과거 전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 시민들은 맥쿼리가 제2순환도로 운영 과정에서 약탈적 이윤 추구를 벌인 행태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맥쿼리의 제2순환도로 투자에서 경험했듯이 이제 해양에너지 인수 운영에 있어서도 광주시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졌다. 광주시는 맥쿼리가 다시는 공공재를 이용해 수익만 올린 채 ‘먹튀’하는 일이 없도록, 해양에너지 인수 및 운영 과정에서 감시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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