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은 ‘땅끝 호텔’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2021년 07월 07일(수) 01:00
해남 땅끝호텔과 한옥호텔인 여수 오동재 및 영암 영산재 등 전남개발공사가 보유한 관광호텔들이 적자가 누적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지 오래다. 급기야 행정안전부의 경영 개선 명령에 따라 수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이마저 6년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

전남도는 여수세계박람회와 F1대회 등 국제대회를 앞두고 관광 숙박시설 확충을 위해 이들 세 개 호텔을 전남개발공사를 통해 매입하거나 새로 조성했지만 매년 적자에 허덕여 왔다. 더욱이 행정안전부는 지난 2015년 6월 호텔 운영이 민간사업과 중복된다며 민간에 이양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수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호텔 업종에 대한 금융기관 대출이 막힌 데다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매수세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땅끝호텔의 경우 지난 2009년 법원 경매로 35억여 원에 낙찰받아 리모델링에 50억 원을 투입했지만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15년 매각 추진 이후 열두 차례나 유찰되고 두 차례는 매매계약까지 체결됐으나 끝내 파기됐다. 2017년부터는 문을 닫았지만 시설물 유지 보수 등에 혈세가 계속 투입되고 있다. 오동재와 영산재는 현재 위탁 운영 중인데, 영산재는 감정가가 116억 원에서 96억 원으로 떨어졌음에도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호텔을 헐값에 매각하기보다는 공적 활용 방안을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남도가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관광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만큼 그 과정에서 이들 호텔을 적극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거쳐야겠지만 공공기관 연수시설이나 청소년·농어민 대상 수련회·워크숍, 소규모 전시컨벤션 등으로 용도를 넓혀 도민과 관광객이 저렴하면서도 질 높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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