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생명 앗아간 학교폭력 조사 철저히
2021년 07월 06일(화) 01:00 가가
광주 지역의 한 고교생이 또래 학생들의 집단 폭력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특히 학교폭력이 장기간 지속된 정황이 포착됐는데도 학교 측은 이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응 체계에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광주광산경찰에 따르면 광주 지역 일반고 2학년인 A(17)군은 지난달 29일 오전 11시께 광산구 어등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군이 이날 이틀째 치러지는 기말고사를 보기 위해 집을 나섰으나 학교에 가지 않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A군은 학교폭력 피해 내용이 담긴 유서와 동영상을 남겼다. A군은 유서에서 ‘학교폭력으로 힘들지만 너희들 도움으로 지금껏 버틸 수 있었다’는 취지의 글과 함께 친구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적어 고마움을 표현했다. 또 동영상에는 같은 학교 친구들로부터 놀이를 빙자한 괴롭힘에 시달리는 모습 등이 담겨 있었다.
A군은 기말고사 전날에도 교실로 찾아온 학생들로부터 얼굴을 맞는 등 폭력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등교하는 날이 많지 않았는데도, 쉬는 시간이면 이들이 A군을 찾아와 ‘샌드백 치듯 때렸다’는 학생들의 증언도 나왔다.
게다가 가해자로 지목되는 학생들이 A군과 같은 중학교 출신이어서 이들의 폭력 행위가 오랜 기간 지속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해당 학교 관계자는 “A군이 다른 학생들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자칫 묻힐 뻔했던 이 사건은 뒤늦게 유서 등을 발견한 A군의 부모가 억울함을 풀어 달라며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면서 드러났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같은 학년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피해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한다. 차제에 학교폭력의 실태를 철저히 규명하고, 학교 및 교육 당국의 대응도 면밀히 살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자칫 묻힐 뻔했던 이 사건은 뒤늦게 유서 등을 발견한 A군의 부모가 억울함을 풀어 달라며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면서 드러났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같은 학년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피해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한다. 차제에 학교폭력의 실태를 철저히 규명하고, 학교 및 교육 당국의 대응도 면밀히 살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