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광주 충장로 상권 되살릴 수 없나
2021년 06월 02일(수) 01:10
한때 호남권을 대표하는 쇼핑·패션의 중심지였던 광주시 동구 충장로 상권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임대료가 크게 낮아지고 권리금마저 사라진 지 오래이지만,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빈 상가가 갈수록 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광주 충장로 상가의 전체 공실률이 최근 3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상가 건물 2층 이상의 공실률은 40% 가까이 치솟았고, 빈 가게가 거의 없었던 1층 상가마저 공실률이 15~20%에 이르고 있다. 그 영향으로 1억~5억 원에 달했던 충장로 1~2가 핵심 상권의 권리금은 거의 사라졌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1층 상가는 억대 웃돈을 얹어주고도 입점조차 힘들었다는 게 상인들의 전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광주에서 땅값이 가장 비싸고 주말이면 발 디딜 틈조차 없었던 충장로 2가 광주우체국 일대 곳곳에는 ‘임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우체국에서 불과 300m도 안 되는 거리에 있는 가게 열 곳 가까이가 현재 폐업 상태다. 빈 가게 창문에는 ‘권리금 없음. 임대 문의’라고 적힌 메모가 곳곳에 나붙어 있다. 일부 건물주는 임대료를 이전의 3분의 1 수준까지 낮췄지만 세입자들은 그래도 수지를 맞추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충장로 상권의 쇠퇴는 구도심 공동화에 따른 유동 인구 감소로 시작됐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더욱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그렇다고 지역 상권이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

충장로 상권은 1~3가의 경우 패션·뷰티 중심으로 매장이 형성돼 있고 4~5가는 양복점·제화점·금은방·한복점·이불점 등 오래된 가게(老鋪)들이 많다. 지금도 젊은이들과 중장년층이 즐겨 찾는 이유다. 따라서 광주시와 동구청은 이러한 특성을 잘 살려 상권을 활성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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