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시설 미비 산업현장 이리 불안해서야
2021년 05월 28일(금) 01:00
최근 광주·전남 지역 건설업과 제조업 등 산업현장에서 안전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나주에서 건물 외부 창틀 보수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추락해 숨졌고, 5월에는 광양 생산업체에서 한 노동자가 컨베이어벨트와 절단기 사이에 머리가 끼이는 사고를 당해 숨졌다.

올해 들어 4월까지 광주·전남 사업장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는 광주 일곱 명, 전남 아홉 명 등 모두 열여섯 명에 이른다. 매주 한 명씩 산업재해로 인해 세상을 떠날 정도로 노동자들이 사지에 내몰려 있는 셈이다.

같은 기간 산업현장에서 노동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 요인도 3468건(건설업 2131건, 제조업 1337건)이나 적발됐다. 한국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광주·전남 지역 2690개 산업 현장을 점검한 결과다. 이중 건설업의 경우 추락사 방지를 위한 안전시설 미비가 1750건(82%)으로 나타났으며 제조업 역시 컨베이어, 프레스, 분쇄·파쇄기 등 현장 설비나 기계에 끼여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 요인이 594건이나 됐다.

이번 공단의 점검을 통해 건설업과 제조업 등 산업현장에 노동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갖가지 위험 요인이 널려 있음이 밝혀졌다. 효율성과 비용 절감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이처럼 제대로 안전설비를 갖추지 않은 것은 사업주의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일 터이다. 최근 광주지법 순천지원 1심 재판부가 추락방호망 설치 등 안전조치 소홀로 추락 중상 사고 관련 판결을 내리면서 사업주의 소극적인 대응을 지적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노동계는 이번 점검에서 드러난 대로 노동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 요인을 조속히 제거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따라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노동 당국이 산업현장 내 위험요인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을 해야겠지만 무엇보다도 사업주의 인식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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