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구 전남도 보건복지국장] ‘호국 보훈의 달’에 드리는 제언
2021년 05월 27일(목) 01:30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속에서도 우리나라가 방역의 모범 국가로 우뚝 설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의 안위보다 가족과 이웃, 조국과 민족을 먼저 생각했던 선열들의 고귀한 정신이 우리에게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민의 연대 의식은 어려움 속에서도 ‘청정 전남’을 유지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 광범위하고 선제적인 대응으로 인구 10만 명당 가장 적은 확진자 수, 가장 빠른 진단 검사의 노력을 인정받아 타 지역에 모범 사례로 전파되고 있다.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호국 보훈의 달을 맞이했다. 순국선열의 얼을 기리는 현충일과 동족상잔의 비극을 막고 희생한 분들을 기리는 6·25 한국전쟁 기념일, 제2 연평해전 등이 있어 우리 민족에게는 아픔의 달이자 보훈을 생각하는 달이다. 6월 한 달은 ‘추모의 기간(6월1일~10일)’‘감사의 기간(6월11일~20일)’‘화합의 기간(6월21일~30일)’으로 나누어 도내 곳곳에서 기념행사를 하고 순국선열들의 얼을 기린다.

5000년의 역사 속에서 전남은 고비고비마다 국난의 물줄기를 바꾼 저력 있는 의향이다. 임진왜란 당시 확인된 의병 중 50%, 전국 항일운동의 중심지로 한말 후기 의병의 45%가 호남 출신이다. 1919년 3·1만세운동과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 등 도내 전역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하였다. 이를 기념하고 추념하기 위한 기념관이나 기념탑 등 현충 시설들이 114개소에 이른다. 나주시에는 테마 정원, 체험 공간 등 추억과 기억의 장소로 임진왜란부터 3·1운동까지 역사를 집대성하는 ‘남도의병 역사박물관’이 오는 2025년 개관을 목표로 조성 중에 있다.

지난해 10월 도청 소재지인 무안군 삼향읍 중앙동산에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도민의 나라사랑 정신 함양을 위해 ‘전남 항일독립운동 기념탑’을 건립한 바 있다. 기념탑은 어르신들에게는 과거를 만나는 공간으로, 젊은 사람들에게는 잠시 쉬어 가는 휴식 공간으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배움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올해 8월부터는 조국 독립에 헌신했지만 자료가 부족하여 지금까지 서훈을 받지 못한 독립운동가를 시기와 주제별로 나누어 서훈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마지막 한 분의 독립운동가를 찾겠습니다’라는 마음으로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명예를 회복하여 자긍심을 드높일 계획이다.

도내에는 12개 보훈단체에 42만 7000명의 보훈 가족이 거주하고 있으며, 어려운 여건이지만 호국 순례, 위안 행사, 선양 사업 등의 지원을 통해 보훈 가족에게 최선의 예우를 다하고 있다. 국가보훈처에서도 국가유공자들에게 영예로운 생활이 보장되도록 생활 안정과 복지 향상에 힘쓰고 있고, 국민으로부터 존경과 예우를 받을 수 있는 사회 풍토 정착과 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다양한 보훈 시책을 펴나가고 있다.

그러나 희생의 대가에 비해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의 지원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남도는 올해부터 5·18 민주 명예수당과 참전 명예수당을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지원하고 있다. 점진적으로 합당한 예우와 합리적인 보상 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세심히 보살필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은 참전 명예수당이나 보훈수당 등은 지자체별로 부담하고 있어 재정 형편에 따라 지역마다 차등 지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지역·연령별로 수당의 차이가 많아 보훈 가족들의 불만 요인이 되고 있어 국가유공자와 가족에 지급되는 각종 보훈 수당을 정부가 일원화하여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모든 국민이 조국과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쳐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해 주신 선열과 보훈 가족들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 굳건한 안보 의식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대한민국의 번영과 평화는 나라를 사랑하시는 분들의 희생의 토대 위에 있음을 잊지 말자.

6월에는 가까운 현충 시설을 가족과 함께 방문하여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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