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영 농협 영광군지부 지부장] 청년 창업농이 실패하지 않으려면
2021년 05월 25일(화) 03:15
농업은 시대 변화에 맞는 혁신을 주도할 청년층이 너무도 필요합니다. 영농 준비 시기에는 영농 기반·기술·멘토·주거 문제, 창업 초기에는 경영 자금·농지·생활비 확보 문제, 정착 이후에는 어려운 노동, 생활 여건의 불편, 여유 시간의 부족 등 다양한 문제가 내재돼 있습니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지난해 5월 말 기준 전국 농협 조합원 211만 명 중 44세 이하 청년은 소수(3.3%)에 머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어려움에도 최근 청년들의 농업 참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농업 참여를 고민하는 청년들은 어떠한 제도적 지원 정책을 활용해야 할까요.

첫째는 정부 등의 지원 정책에 대해 꼼꼼히 챙겨 보아야 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청년 창업농 영농정착 지원사업’은 올해 1800명에게 월 100~80만 원을 3년간 지원합니다. 농촌진흥청이 주관하는 ‘신규 농업인 현장실습 교육’은 교육자(선도 농가)에게 월 80만 원 한도의 교육 훈련비를 지원해 청년들의 영농 기술 습득을 돕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후계 농업경영인 육성 지원사업’은 청년 창업 후계농(40세 미만 영농 경력 3년 이하)과 후계농(50세 미만 영농 경력 10년 이하)에 대해 세대당 3억 원 이하의 창농 자금 융자(연 2%, 5년 거치 10년 분할상환)를 지원합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주관하는 ‘청년 귀농 장기 교육사업’은 농장에서 6개월간 장기 체류하면서 생산에서 판매까지 전 과정을 실습할 수 있습니다. 한국농촌공사는 농지 구입을 위해 ‘2030세대 농지 지원사업’을 통해 청년 농업인(만 20~39세)에게 농지 구입 자금을 지원합니다.

둘째, 농업 경영을 위한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공동 창업(공유 농장)도 대안입니다. 어떤 사업이건 많은 경험을 축적하고 준비하면 실패를 줄일 수 있습니다. 경북 상주시 청년이그린협동조합(이안면 아천 1리)은 2017년부터 폐교 공간을 활용해 귀농 청년들과 마을 주민이 10만 원씩 출자해 협동조합을 설립, 청년들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농업 경영과 기술을 습득하면서 농촌에 정착하고 있습니다. 충남 홍성군 협업농장(장곡면 도산리)은 2011년 세 명의 청년들이 비닐하우스 여덟 동에서 10여 종의 쌈 채소를 재배하기 시작해 지금은 10여 명의 청년들이 함께 사회적 농업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셋째, 농협이 지원하는 제도에 대해서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농협 조합원이 되면 다양한 농업인과 교류하며 경험 공유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조합원이 되기 위해서는 관내에 주소, 거소나 사업장이 있는 농업인으로서 일정 기준(330평 이상 농지 경영 등)에 부합하고 해당 농협이 정하는 최소 출자금을 납입하면 됩니다. 조합원이 되면 출자 배당(1년 정기예금 금리에 농협별 결산결과에 따른 2% 이내의 추가 금리 가산)을 받고 이용 실적에 따른 이용고 배당을 별도로 수령할 수 있습니다. 각종 영농 자금 이용 시 우대 금리를 적용받고 농자재 구입 시 할인, 농협을 통한 농산물 출하 및 판로 확대, 농업 관련 교육 및 견학 등 다양한 교육 지원 사업비 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농협이 운영하는 ‘청년농부 사관학교’(6개월)는 개인당 1000만 원이 소요되지만 입교생은 100만 원만 부담하고 농업 경영 지혜, 농업용 기계(드론, 굴삭기, 지게차 포함) 자격증 취득 지원, 해외 선진지 견학 기회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농협 대출 이용시 담보가 부족한 경우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른 보증기금에 비해 지원 대상자 수혜 폭은 넓고 분담 보험료는 저렴합니다. 특히 청년 창업자, 전문 교육 이수자 등에게는 일반 보증과는 다른 별도 한도를 부여하고 보증 심사 기준을 완화해 지원하는 우대 보증 제도를 활용하면 좋습니다.

농업은 자연이 친구이기도 하지만 훼방꾼이 되는 시기도 견뎌 내야 하는 산업입니다. 많은 젊은이들의 도전을 농업계는 환영합니다. 출발선이 서로 다른 청년들일수록 간절함으로 무장해 제도적 장치가 현장에서는 어떻게 작동되는지 묻고 또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간절함은 대부분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만 문제는 연착입니다. 기다리다 지쳐 포기할 수 있는 연착 변수를 감안해 차선책도 꼭 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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