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되는 정호용의 입, 진실만 털어놓기를
2021년 05월 18일(화) 06:37 가가
5·18민주화운동 당시 특전사령관이었던 정호용(89) 씨가 5·18진상규명 조사위원회에 5·18 가해 책임자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해 주목되고 있다. 5공화국 신군부의 핵심 인물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5·18과 ‘전두환 집권 시나리오’와의 관련성을 인정하는 내용을 진정서에 담았기 때문이다.
광주일보가 확인한 정 씨의 진정서는 지난 2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제출된 것으로 총 24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그는 진정서에서 ‘1980년 5월 10일께 당시 특전사 작전 참모직을 맡고 있던 장세동 외 5인이 광주에 출동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적시했다. ‘전두환의 분신’으로 알려진 장세동 씨가 5·18 직전 광주에서 모종의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정 씨는 또한 ‘전두환 집권 시나리오’와 5·18 도청 진압 작전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1980년 2월 정당 창당, 4월 언론통폐합 관련 브리핑, 5월 17일 계엄 확대, 5월 31일 국가보위 비상대책위원회 설립이 진행됐다”고 회고했다. ‘허삼수가 당시 도청 탈환 작전을 5월 27일에서 사나흘 앞당기는 것이 어떤지 물어 왔다’는 내용도 담겨 있는데, 이는 국보위 설립에 맞춰 광주 상황을 빨리 마무리 짓기 위해 서두른 흔적으로 보인다.
다만 정 씨는 당시 특전사령관을 맡긴 했지만 신군부 실세들과 불화·갈등으로 광주 진압 작전에서 사실상 배제된 상태였는데 ‘5·18 가해 책임자’로 지목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5·18조사위가 자신을 포함한 37명을 ‘5·18 가해 책임자’로 압축하고 다음 달부터 대면조사에 착수하기로 하자 책임을 덜어 보려는 것 아니냐며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 씨의 주장은 지난 41년 동안 미완으로 남겨진 발포 명령자 및 학살 책임자 규명 등 5·18 핵심 의혹을 밝히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5·18 진상 규명의 마지막 기회가 될 이번 조사에서 정 씨는 부디 진실만을 털어놓기 바란다.
정 씨는 또한 ‘전두환 집권 시나리오’와 5·18 도청 진압 작전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1980년 2월 정당 창당, 4월 언론통폐합 관련 브리핑, 5월 17일 계엄 확대, 5월 31일 국가보위 비상대책위원회 설립이 진행됐다”고 회고했다. ‘허삼수가 당시 도청 탈환 작전을 5월 27일에서 사나흘 앞당기는 것이 어떤지 물어 왔다’는 내용도 담겨 있는데, 이는 국보위 설립에 맞춰 광주 상황을 빨리 마무리 짓기 위해 서두른 흔적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