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 리처드 “혼혈 배우의 한계, 뛰어넘고 싶었다”
2021년 05월 17일(월) 18:00
라이프타임 ‘드라마월드’배우이자 제작자
서로 다른 문화 녹인 작품으로 세계 겨냥
“하지원은 천생 배우이면서 배려 넘쳐”

션 리처드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외부인일 수밖에 없던 한 배우가 두 문화를 융화시킨 작품으로 세계를 겨냥한다.

라이프타임 오리지널 드라마 ‘드라마월드’의 배우이자 제작자인 션 리처드(37)의 이야기다.

‘드라마월드’는 한국 드라마에 빠진 클레어(리브 휴슨 분)가 갑자기 드라마 안으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국인 어머니와 영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나고 자란 션 리처드는 최근 종로구 중학동의 한 사무실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작품을 만든 계기를 설명했다.

“할리우드에서는 저를 아시아인이라고 생각하다 보니 맡을 수 있는 역할이 많이 없었어요. 한국에서는 혼혈 배우로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이 한정됐다는 게 느껴졌고요. 그렇다고 가만히 있기보다는 작품을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웃음)”

그렇게 탄생한 ‘드라마월드’는 2016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으로 세상에 첫선을 보였다. 한국 드라마의 클리셰를 재치 있게 풀어냈다는 호평을 받은 이 작품은 2021년 라이프타임 오리지널 드라마로 재탄생했다.

“시즌 1에 대한 반응이 생각보다 좋았는데 ‘너무 (영상) 길이가 짧다’는 팬들이 꽤 있더라고요. 그래서 길이는 더 길게, 캐스팅은 더 화려하게 시즌 2를 만들었어요.”

션 리처드는 하지원, 중국계 캐나다인 헨리, 호주 출신 배우 리브 휴슨 등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배우들이 출연한 ‘드라마월드’의 현장 분위기는 남달랐다고 말했다.

“모국어로는 소통할 수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같이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의미가 있었죠. 국적이나 언어, 인종과 상관없이 우리가 모두 친하게 지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좋기도 했고요.”

특히 두 번째 시즌의 주연으로 합류한 배우 하지원에 대해서는 “평생 연기를 해야 하는 사람”이라며 “천생 배우이면서도 잘 웃고 배려도 넘쳐 재밌게 촬영했다”고 칭찬했다.

‘드라마 월드’
지난해 3∼5월경 국내에서 촬영된 ‘드라마월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어려움도 컸다. 가장 큰 위기는 출연자 중 한 명인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대니얼 대 김이 코로나19에 확진됐던 때다. 다행히 대니얼 대 김은 한국에 오기 전 완치 판정을 받고 무사히 촬영을 마쳤지만, 션 리처드는 “촬영을 끝낸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2011년 드라마 ‘제중원’으로 국내에서 데뷔한 뒤 배우에서 스토리텔러, 그리고 제작자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온 그는 ‘드라마월드’가 하나의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밝혔다.

“제가 이 분야에서 할 일이 있을지 고민이 많았어요. 포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이 길이 저에게 맞는 것 같아 그렇게는 못하겠고, 그래서 방법을 찾은 게 ‘드라마월드’거든요. 너무 감사하게도 이 작품을 통해 저랑 비슷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걸 느끼면서 힘을 얻었어요. 게다가 영화 기생충‘, ’미나리‘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할리우드의 변화가 느껴지는 것 같아요.”

서로 다른 문화를 함께 녹여낸 작품을 계속해서 구상 중이라는 션 리처드는 요즘 “즐거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로서도 제작자로서도 ’드라마월드‘처럼 사람들을 공감시킬 수 있는 작품, 저와 비슷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을 계속 만들어나가는 게 목표예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웃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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