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진상 규명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2021년 05월 14일(금) 01:00 가가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가 지난 1년간의 활동을 중간보고 형식으로 공개했다. 이번 중간보고에서 눈에 띄는 점은 5·18 당시 계엄군 200여 명의 증언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특히 당시 저격수로 활동한 계엄군이 시민의 목을 직접 조준해 저격했다는 첫 증언은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했다는 전두환 신군부의 주장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진상조사위는 11공수여단 네 개 팀이 광주에 다시 내려와 시체 수습에 참여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는 암매장과 행불자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고 할 것이다. 계엄군이 진압을 목적으로 한 ‘충정작전’과 ‘대침투작전’을 병행 실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5·18에 대한 신군부의 대응 목적이 어디에 있었는지 밝히는 계기도 마련했다.
진상조사위는 나아가 전두환·노태우·장세동 등 신군부 실세들과 유혈 진압 현장 지휘관 등 37명을 ‘5·18 가해 책임자’로 압축하고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대면 조사에 나서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진상조사위는 대면 조사에 불응할 경우 소환장을 발부하고 관할 검찰청에 조사를 의뢰하는 등 법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동원하겠다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이 올해로 41주년을 맞는 가운데 그동안 진상 규명을 위한 갖가지 노력이 있었지만 발포 명령자 등 핵심 의혹을 밝히는 데는 줄곧 실패했다. 더군다나 5·18 핵심 가해자인 전두환 등 핵심 인물들이 고령이어서 사실상 이번 조사가 진상 규명을 위한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진상조사위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과 역량을 모아 진실을 밝혀야 한다. 정부에서도 조사가 제대로 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