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묘지만 찾는다고 호남 민심 돌아설까
2021년 05월 12일(수) 03:00 가가
정치인들이 요즘 잇따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는 모습을 보면서 “아, 또다시 ‘5월 그날’이 다가오고 있구나” 느끼게 된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도 실감하게 된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많은 정치인들이 마치 통과의례처럼 어김없이 5·18 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여야 지도부가 동시에 광주와 전남을 찾아 호남 구애를 펼쳤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7일 당 지도부와 함께 각각 한 시간 간격을 두고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차례로 참배했다.
특기할 만한 것은 대권 잠룡이나 당 지도부뿐만 아니라 야당 초선 의원들의 모습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초선의원 11명은 그제 광주로 내려와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들은 참배 직전 “전두환 씨는 항소심 재판에 출석해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명확히 밝히고 광주 시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묘비를 정성스레 닦는 초선 의원들의 모습이 담긴 보도사진을 보노라니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야당 초선 의원의 참배는 그동안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인데다, 이례적으로 보수 야당 의원의 입을 통해 전 씨의 사죄를 촉구하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5·18묘지 참배를 놓고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정치적인 전략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내년 대선을 앞둔 마당이니 지난 재보궐선거 승리를 발판 삼아 호남을 포함한 지역적 외연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해석이지만 우리는 꼭 그렇게만 보고 싶지는 않다. 다만 누차 강조한 바 그대로, 국민의힘이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해서는 얼마 만큼 진정성이 있는지 그 증좌를 보여 주어야만 할 것이다. 그 증좌는 다른 게 아니라, 광주 군공항 이전 등 이 지역의 각종 현안 해결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 될 터이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많은 정치인들이 마치 통과의례처럼 어김없이 5·18 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여야 지도부가 동시에 광주와 전남을 찾아 호남 구애를 펼쳤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7일 당 지도부와 함께 각각 한 시간 간격을 두고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차례로 참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