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광주 알릴 외국인 전담 해설사 절실하다
2021년 05월 12일(수) 03:00
5·18 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아 광주를 찾는 외국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빼놓지 않고 찾는 곳이 국립 5·18민주묘지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5·18의 역사적 사실과 의미에 대한 설명조차 제대로 듣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리고 있다. 외국인 전담 해설사가 상시 배치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5·18민주묘지 외국인 참배객은 2017년 7509명, 2018년 6634명, 2019년 8517명으로 해마다 7000명 안팎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해에는 1054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상당수 외국인 참배객은 5·18 항쟁이나 사적지에 대한 해설조차 제대로 들을 기회가 없다. 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가 광주관광재단에 요청할 경우에만 어학 능력을 갖춘 해설사가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전담 해설사는 외국인 참배객들에게 묘지 시설을 두루 안내하며 항쟁의 의미와 열사들의 삶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주로 주말에만 배치되고 평일엔 예약을 해야만 안내받을 수 있다고 한다.

외국인 추모객이 늘고 있는 것은 민주·인권 도시라는 상징성과 한류를 이끌고 있는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과 슈가의 노래 등을 통해 알려진 5·18에 대한 관심 덕분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는 군부 쿠데타로 무자비한 탄압이 빚어지고 있는 미얀마에 광주가 연대의 손을 내밀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 만큼 이곳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오월 광주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외국인 전담 해설사의 상시 배치가 절실하다. 연중 운영이 어렵다면 5월 한 달 동안만이라도 상주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부족한 외국인 전담 해설사도 서둘러 육성해야 할 것이다. 5·18의 세계화는 말로만 외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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