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특별연설 과연 국민 눈높이에 맞았나
2021년 05월 11일(화) 00:00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통해 향후 국정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남은 1년이 지난 4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느낀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국민들께서 조금만 더 견뎌 달라”고 부탁했다.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한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해 국산 백신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국민적 공분을 산 ‘부동산 정책’도 빼놓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를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기나긴 특별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경제’를 총 43번이나 언급했을 정도로 경제 회복을 내세웠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경제 성장을 이끌어 냈다는 자화자찬도 있었다.

문 대통령의 특별연설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당의 향후 주요 과제와 완벽하게 일치한 담화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연설이 ‘독선과 아집을 지속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며 악평을 남겼다. 국민의당도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 아닌, 슬픈 현실만 되새기게 되는 최악의 연설이었다”고 혹평했다.

대통령의 연설을 놓고 여야의 반응이 엇갈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시각의 차이로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온 장관 후보자 부적격 논란에 대한 답변은 일반인 입장에서 봐도 실망스럽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부적격 지적을 받은 장관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이들이 매우 능력이 있는 인물들임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능력 부분은 그냥 제쳐 두고 오로지 흠결만 놓고 따지는 그런 청문회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대통령의 의도와는 달리 원론적인 ‘제도’ 이야기를 함으로써 실제로는 부적격 후보들을 감싼 셈이 되고 말았다. 일반 국민 눈높이와는 확연히 다른 시각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앞으로 국회 논의를 지켜보겠다고 했으니 그때 가서라도 현명한 판단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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